매거진

자동차 이야기 후륜 구동 방식만이 최고의 구동 방식인가?
2018-08-27 1806
안녕하세요. (차)에 대한 (차)이를 만드는 (차)차차 차기자입니다.


자동차는 2만 개 이상의 부품으로 구성된 매우 복잡한 기계 장치이지만, 본질적으로는 바퀴 4개를 노면에 붙이고 바퀴의 회전운동을 통해 자동차를 이동시키는 단순한 장치입니다. 하지만, 단순하다고 표현한 이 ‘이동’이라는 운동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면, 그 운동은 단순하지 않으며 운동 특성이 자동차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입니다.
 
자동차 레이아웃은 4개의 바퀴 중 어떤 바퀴를 구동시킬 것 인지라는 문제와 엔진을 앞, 뒤, 중간 중 어디에 배치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구성요소로 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바퀴를 구동시키는 방법은 3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앞바퀴를 굴리거나, 둘째, 뒷바퀴를 굴리거나, 셋째, 네 바퀴 모두를 굴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앞바퀴를 굴리는 방식을 전륜구동 방식이라고 하고, 뒷바퀴를 굴리는 방식을 후륜구동 방식이라고 하며, 네 바퀴 모두를 굴리는 방식을 사륜구동 방식이라고 합니다.


한편, 엔진을 배치하는 방법 역시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엔진을 앞바퀴 쪽에 위치시키는 방법과 뒷바퀴 쪽에 위치시키는 방법, 앞바퀴와 뒷바퀴의 사이에 위치시키는 방법이 있습니다. Mid 엔진에서 Mid라는 위치는 자동차의 한가운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앞바퀴 축과 뒷바퀴 축 사이의 위치 전체를 의미합니다. 대부분의 Mid 엔진의 위치는 앞바퀴 축과 뒷바퀴 축 사이라고는 하지만 대부분 앞바퀴 축 또는 뒷바퀴 축에 매우 가까이 바짝 붙어서 있습니다.
 
결국, 자동차 레이아웃은 구동 방식 3가지와 엔진 배치 방식 3가지가 조합되어 총 9가지의 경우의 수가 있습니다. 그중 많이 채용되는 몇 가지 레이아웃을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FF(Front engine Front drive): 전치 엔진/전륜구동


(해당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컷입니다.)

이 방식은 엔진이 앞바퀴 쪽에 위치하고, 앞바퀴를 구동시키는 방식입니다. FF 방식은 엔진에서 구동축까지 동력 전달 경로가 짧아 손실이 적고, 앞쪽의 엔진에서부터 뒷바퀴 축까지를 연결하는 프로펠러 샤프트가 필요하지 않아 실내 공간 확보에 유리합니다. 반면에, 하중이 앞쪽에 집중적으로 몰려있어, 앞바퀴의 하중 부담이 상대적으로 과도하며, 앞바퀴가 조향과 구동을 모두 담당하기 때문에 운동학적으로 보면 효율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하겠습니다.


FR(Front engine Rear drive): 전치 엔진/후륜구동


(해당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컷입니다.)

이 방식은 앞바퀴는 조향만 담당하고, 구동은 뒷바퀴가 담당하는 구조로써, 분업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전륜구동 방식보다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무게의 배분에서도 디퍼렌셜을 뒷바퀴 쪽에 설치해야 하고, 변속기가 뒤쪽으로 긴 형태이기 때문에, 전후 무게 배분을 1:1로 맞추기가 유리합니다. 한편, 운동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 방식은 전륜구동 방식보다 핸들링 성능이 더 뛰어나며, 가속 시 하중이 뒤쪽으로 이동되기 때문에 전륜구동 방식 대비 접지력이 더 좋아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프로펠러 샤프트가 차체의 중앙을 가로지르고, 디퍼렌셜이 뒷바퀴 축에 설치되기 때문에 전륜구동 방식보다 실내 공간 확보가 상대적으로 불리합니다.


RR(Rear engine Rear drive): 후치 엔진/후륜구동


(해당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컷입니다.)

이 방식은 이제는 포르쉐 911에서나 볼 수 있는 방식으로 거의 사용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엔진과 변속기 등 구동계가 모두 뒷바퀴 쪽에 몰려 있어서 무게 배분에 불리하고, 운전석의 모든 조작 신호가 뒤쪽에 위치한 엔진과 변속기에 전달될 수 있도록 구조화해야 하므로, 더 많은 부품이 소요되는 등 그리 효율적이지 못한 레이아웃입니다. 뒷바퀴 쪽에 하중이 몰려있고 앞바퀴에는 하중이 실리지 못하기 때문에 우수한 핸들링 성능을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엔진과 구동축이 가까이 붙어 있기 때문에 구동 손실이 적고, 뒷바퀴에 하중을 실어 접지력을 높이는 데 유리합니다.


MR(Mid-engine Rear drive): 중치 엔진/후륜구동


(해당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컷입니다.)

이 방식은 무게 배분과 운동학적 관점에서 보면 가장 이상적인 레이아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엔진이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에 있어 하중이 가장 균형 있게 분포되어 있고, 엔진과 구동축이 가까워 구동 손실이 적으며, 뒷바퀴를 구동시키기 때문에 앞바퀴는 조향만 담당함으로써 주행의 분업이 효율적입니다. 그러나, 운동학적으로는 가장 이상적인 이 방식은 엔진이 뒷바퀴 앞쪽에 위치해야 하므로, 뒷자리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일반적인 승용차에는 적용하기 어렵고 주로 2인승의 쿠페에 적용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운동 성능에 치중하는 스포츠카들 대부분이 이 방식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자동차 설계 단계에 있어서 엔진의 위치와 구동 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레이아웃의 결정에 따라 바디의 디자인, 실내 공간, 부품의 종류와 배치가 달라지는 것은 물론, 차량의 운동 특성도 달라지기 때문에, 자동차 레이아웃은 자동차의 성격과 설계 방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후륜구동 vs 전륜구동

자, 그러면 이제 ‘후륜구동 방식만이 가장 이상적인 구동 방식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알아볼 텐데요, 현실적으로 FR(전치 엔진, 후륜구동) 방식이 FF(전치 엔진, 전륜구동) 방식보다 월등히 우월하냐는 물음에 대해 본격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사실 이런 종류의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굳이 정답을 말하라고 요구받는다면, 저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라고 답변할 것입니다. 그 이유는 FR 방식이 FF 방식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점도 있겠지만, 반대로 비교열위에 있는 점도 없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선택하는 사람이 어떤 요소에 더 높은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두 가지 방식의 장단점을 파악하여 내 취향에는 어떤 것이 더 적합한 것인지를 판단할 필요가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지금부터 FR 방식과 FF 방식의 장단점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1. 동일 주행 환경



우선 정상적인 주행 환경에서 운동학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FR 방식이 FF 방식보다 확실히 비교 우위에 있습니다. FR 방식은 전후 무게 배분에서 밸런스가 더 좋고, 전륜과 후륜이 조향과 구동을 각각 분담하여 담당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앞쪽에 하중이 몰려있고 전륜이 조향과 구동을 모두 담당하는 FF 방식에 비해 확실히 더 효율적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더구나 가속 상황에서는 하중이 후륜으로 몰리게 되는데, 이때 FR 방식은 후륜을 구동하기 때문에 더 높은 접지력으로, 더 높은 가속력을 발생시킬 수 있어서 FF 방식보다 더 효율적으로 가속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상적이지 않은 주행 환경 즉, 노면의 마찰력이 현저히 저하된 눈길처럼 노면이 미끄러운 상황에서는 그 비교우위가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점도 숙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갑자기 눈이 내려 노면이 미끄러운 상황에서 FR 방식은 운행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으나, FF 방식은 상대적으로 주행에 어려움이 적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이것은 FF 방식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요소(전륜 하나가 구동과 조향을 모두 담당한다는 점)가 오히려 미끄러운 노면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하는 대목입니다.



한편, 스포츠 주행에 있어서 FF 방식의 경우는 FR 방식 대비 프런트가 더 무겁기 때문에 같은 조건에서 FR 방식보다 언더스티어* 성향이 더 심한데요, 이는 트랙 주행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는 특성입니다. 스포츠 주행에 있어서 같은 조건이라면, FR 방식이 FF 방식보다 다소 유리한 점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 언더스티어 : 코너링 중 자동차가 바깥으로 벗어나려고 하는 성질이나 현상
 
결과적으로 정상적인 주행 환경에서는 FR 방식이 FF 방식보다 운동학적으로 뛰어나지만, 노면이 미끄러운 비정상적인 주행 환경에서는 오히려 FR 방식보다 FF 방식이 더 유리하다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2. 공간 설계 및 승차감



우리가 자동차의 2열 즉, 뒷좌석에 앉는 상황을 머리에 그려보겠습니다. 그랜저의 뒷좌석과 제네시스의 뒷좌석은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바로 평평한 바닥과 중앙을 가로지르며 우뚝 솟아있는 바닥이 가장 큰 차이임을 여러분은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FR 방식은 뒷바퀴를 구동시키려면 앞에 위치한 엔진으로부터 동력을 뒷바퀴로 전달하는 프로펠러 샤프트가 필요한데, 이것으로 인하여 FR 방식의 차량의 경우는 실내 바닥이 봉긋 솟아 올라와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FF 방식은 동력을 좌우로 분배하는 디퍼렌셜(차동기어)이 앞쪽(변속기 내부)에 있는 반면, FR 방식은 뒷바퀴 축의 중앙에 있어 뒷자리를 FF 방식보다 뒤쪽으로 배치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1열의 실내 공간 설계에서도 FR 방식은 FF 방식보다 불리합니다. FR 방식은 후륜에 동력을 전달하기 위하여 변속기가 앞뒤로 길쭉한 형상을 하고 있어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위치하게 되지만, FF 방식은 훨씬 컴팩트한 크기의 변속기가 엔진 바로 옆에 붙어있습니다. 따라서, FF 방식은 1열 좌석 설계에 있어서 변속기의 영향을 직접 받지 않지만, FR 방식은 1열 좌석의 공간 설계에 있어서 변속기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FR 방식은 FF 방식보다 실내 공간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실내 공간이 더 좁아 실내 공간에 대한 만족도는 FR 방식이 FF 방식에 비하여 다소 낮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FR 방식이 FF 방식보다 공간적으로는 열세에 있지만, 뒷좌석의 승차감에서는 FF 방식보다 비교 우위에 있습니다. 노면의 상황에 맞춰 뒷바퀴를 능동적으로 구동하는 뒷바퀴 위에 위치한 FR 방식의 뒷좌석은 앞에서 끌면 피동적으로 그저 끌려다닐 수 밖에 없는 뒷바퀴 위에 위치한 FF 방식의 뒷좌석에 비하여 승차감이 훨씬 더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3. 비용적 측면

마지막으로, FR 방식은 FF 방식보다 제조 원가가 더 비싸기 때문에, FR 차량은 주로 고급 대형 세단에 채용되는 반면, FF 방식은 간단한 구조와 저렴한 제조 원가로 인하여 소형 차량 및 보급형 차량에 많이 채용되는 레이아웃입니다. 즉, 동급의 차량이라면 FR 방식의 차량이 FF 방식의 차량보다 더 고가의 차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FR 방식과 FF 방식을 비교해봤습니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자동차는 레이아웃에 따라 차량의 성격, 실내 공간, 운동 특성, 부품의 종류와 배치, 제조 원가 등 많은 요소가 변화합니다. 한편, 자동차에 대한 사람들의 취향과 기호는 일률적이지 않고 매우 다양하여 천차만별입니다.
 
따라서, 선택하는 사람이 어떤 요소에 비중을 두고 있느냐에 따라, FR 방식과 FF 방식에 대한 우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운동성에 전혀 흥미가 없고 넓고 안락한 뒷자리가 목적인 사람에게 상대적으로 더 좁고 불편한 FR 방식은 매력적일 수 없습니다. 트랙에서 리어를 날리면서 다이나믹한 스포츠 주행을 하려는 사람에게는 FF 방식이 그 어떤 장점과 더 많은 비교 우위가 있다고 하더라도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FR 방식이 FF 방식보다 더 우월하냐고요?
정답은 여러분의 마음속에만 있을 뿐입니다.

 

매거진 속 차량을 소개합니다.

자세히 보기

이런 매물은 어떠신가요?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