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자동차 이야기 한국GM 부활의 첨병은 ‘이쿼녹스’ 아닌 ‘콜로라도’?
2019-09-30 3143
"아메리칸 픽업트럭의
경쟁력은?"


2016년 한국GM 국내 판매량은 전년 대비 13.8% 증가하며 총 18만275대을 기록했다. 국내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이었다. 그러나 야심 차게 내놓은 크루즈와 이쿼녹스가 소비자 반응을 크게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판매가 줄었고,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미국본사의 전략으로 인해 취할 수 있는 전략도 감소했다.


쉐보레 콜로라도 신차 발표회 [출처: 한국GM]

그런 한국GM의 이야기가 요즘 사람들의 입방아에 다시 오르곤 한다. 매번 들리던 어려운 소식이 아닌 자동차로 말이다. 픽업트럭 콜로라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콜로라도의 국내 투입은 이미 2018년부터 예견돼 있었다. 부산모터쇼 전야제에서 SUV 제품 라인업을 선보이면서 그간 국내에 없던 콜로라도도 깜짝 공개한 것. 그때 현장 반응도 또렷이 기억한다. 당시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한 SUV로 이쿼녹스와 트래버스 두 차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사람들의 눈은 콜로라도를 향했다. 사실 픽업트럭은 국내에서 그리 인기 있는 장르가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다변화되고 SUV 시장이 점점 커짐에 따라 그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크고 높은 차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졌다고 할까? 시장의 상황과 사람들의 인식이 콜로라도, 아니 한국GM에 호재로 작용했다.


쉐보레 콜로라도 [출처: 한국GM]

일단 콜로라도는 꽤나 괜찮은 가격이다. 가격부터 이야기한 건 그간 한국GM 제품에서 가장 말이 많았던 부분이기 때문이다. 굴림 방식과 선택 사양에 따라 가격은 3,855만~4,265만원에 책정됐다. 미국에서 콜로라도 V6 3.6L 모델의 기본 가격이 3만1,180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3,800만원임을 감안하면, 국내 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 물론 가격을 낮추기 위한 원가 절감의 흔적도 곳곳에서 발견된다. 키를 꽂아 시동을 걸어야 한다거나 사이드미러도 손으로 직접 접어야 한다. 실내에 사용된 소재는 또 어떻고. 도어 손잡이와 송풍구 방향 조절하는 부분만 크롬으로 덮여 있을 뿐 손이 닿는 거의 모든 소재는 플라스틱이다. 못내 아쉽지만 큰 불만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콜로라도는 픽업트럭이다. 약간 거칠고 투박해도 어느 정도 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생각보다 매력적인 가격과 상품성


실내는 생각보다 투박하다 [출처: GM]

콜로라도는 어디든 갈 수 있고 뭐든 할 수 있다. 거친 오프로드라도 쉽고 편안하게 해치우며 모터사이클을 싣기에도, 캠핑 장비를 베드에 적재하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다. 트레일러를 뒤에 매다는 것에도 특화됐다. 연결한 트레일러의 무게에 따라 변속 패턴을 바꾸거나 트레일러의 브레이크 답력을 조정한다. 다만 주차장은 조금 두렵다. 콜로라도의 길이와 너비는 5,415×1,885mm로 국내 주차 한 칸 규격은 가로, 세로 2,300×5,000mm이다. 길이는 넘어서고, 양옆에 여유 공간을 둔다고 가정했을 때, 너비도 성인 남성이 차문을 열고 나가기에 조금은 버거운 게 사실이다.


쉐보레 콜로라도 신차 발표회 [출처: 한국GM]

최고출력 312마력, 최대토크 38.0kg·m를 발휘하는 V6 3.6L은 힘이 넉넉하고 나오는 과정도 시원시원하다. 민첩하게 반응하는 건 아니지만 기대 이상이다. 엔진회전수를 끝까지 가져가 가속할 때 엔진음이 실내로 들이닥치는데 그 소리가 거슬리기보다는 오히려 후련하다. 미국차답게 직진 안정성도 좋다. 반면 코너에서 속도를 높이면 뒤가 옆으로 슬슬 빠질 때도 있지만 이차는 몰아붙이는 차가 아니다. 콜로라도를 타면서 가장 주의 깊게 본 것은 바로 승차감이다. 그 이유는 뒷부분에 들어간 판 스프링 때문. 판 스프링은 무거운 적재 하중을 견디기는 좋지만 승차감에 좋은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댐퍼 스트로크까지 긴 편이 아니라 의문을 가질 수밖에. 하지만 예상외로 승차감이 괜찮다. 픽업트럭이 아니라 SUV를 타는 기분이랄까? 픽업트럭은 짐공간이 바깥에 실내 수납공간이 부족한데 콜로라도는 뒷좌석 바닥에 수납공간을 마련해 활용성과 실내 거주성을 둘 다 챙겼다.

수입차 정체성 강조하는 한국GM


쉐보레 콜로라도 [출처: 한국GM]

콜로라도 출시를 앞둔 며칠 전 한국GM은 한국수입차협회에 쉐보레 브랜드의 회원가입을 결정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가져와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호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첫 번째 주자로 콜로라도를 선택했다. 일단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한국GM이 예상한 것보다 사전계약 수가 웃돌아 경영진도 깜짝 놀랐다고 하니까 말이다. SNS나 인터넷에 올라온 소비자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물론 아직 속단하기엔 이르다. 하지만 콜로라도를 가져와 부정적인 뉴스에서 벗어나 제품으로 눈을 돌리게 한 것만 해도 반은 성공이다. 이제 이 수입 모델을 잘 활용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델에 집중하며 라인업을 갖추기만 하면 된다. 한국GM이 이 분위기를 어떻게 이어나갈지 다음 행보가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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