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승기 깊은 매력 더한 모하비 더 마스터
2019-09-25 6214
SUV는 픽업트럭에서 파생됐다. 픽업트럭 F150 짐칸에 지붕을 씌워 추가 좌석과 트렁크를 마련해 실용성을 높인 포드 브롱코, 그리고 브롱코의 5도어 가지치기 모델인 익스플로러는 ‘SUV의 진화 단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모델이자 현대적 개념의 SUV를 제시한 첫 번째 사례로 꼽는다. 초창기 SUV는 픽업트럭과 같은 뿌리의 흔적을 미처 지우지 못한 까닭에 차체 밑에 저마다 ‘레더 프레임’이 반드시 깔려 있었다. 덕분에 소비자 사이에서는 ‘정통 SUV=프레임 보디’라는 인식도 자리 잡았다.


기아 모하비 더 마스터

기아 모하비 역시 이를 상품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모하비는 지난 2008년 미국 전략형 모델로 야심 차게 출시한 중형 SUV(국내에선 대형 SUV)로 출시한 지 얼마 안 돼서 판매 고전 및 미국 시장 조기 철수 등 아픔을 겪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인한 SUV시장 축소 등 시장 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모하비는 이후 10년이 넘도록 연식변경만 거치다가 이번에 ‘빅 마이너 체인지’를 통해 다시 생명을 연장했다. 사실 새로 만들었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대대적인 변화다. 큰 폭으로 달라진 모하비 더 마스터를 시승했다.

콘셉트카 디자인 유지한 모하비 더 마스터



디자인은 올해 서울모터쇼에 등장한 콘셉트카 '모하비 더 마스터피스'를 통해 어느 정도 예고됐다. 파격적인 디자인이 화제를 낳았지만, ‘양산차가 이를 얼마나 반영할까’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았다. 그런데 모하비는 이러한 시선을 비웃기라도 하듯 콘셉트카와 큰 차이 없이 양산됐다. LED 헤드램프는 라디에이터 그릴 안에 자연스럽게 녹았고, 외곽에 크롬 몰딩을 둘러 존재감을 높였다. 특히 주간주행등과 수직형 램프, 두툼한 범퍼, 보닛이 일관된 디자인 테마를 고수한다. 차체 곳곳에 스민 과감한 직선은 당당하면서도 강인한 차의 캐릭터를 표현한다. 후면은 좌우를 길게 이은 리어램프가 특징이다. 시선을 잡아끄는 요소로 변화를 강조하려는 디자인 수법이다. 측면은 기존과 같다. 부분변경 특성상 여러 장의 철판을 바꾸기란 어려웠을 테다.




12.3인치 와이드 센터모니터

실내는 이전과 같은 점을 찾기 어렵다. 크러시패드, 센터페시아, 도어트림, 시트 등 모든 것이 달라졌다. 특히 12.3인치 센터모니터를 중심으로 펼쳐진 새 대시보드는 요즘 차에 걸맞은 세련된 미적 감각을 자랑한다. 가죽과 우드 트림을 조화롭게 배치하는 등 고급차 브랜드 고객의 눈높이에도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최상위 마스터 트림은 퀼팅 패드를 덧댄 나파 가죽을 사용해 플래그십 SUV다운 상품성을 갖췄다.


6인승 시트 구성 [출처: 기아자동차]

시트 구성도 달라졌다. 신형은 6인승 트림을 추가했다. 2열에 캡틴 시트를 적용해 승객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같은 집 식구인 현대 팰리세이드 6인승과 기아 카니발 7인승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3열 공간도 꽤 넉넉하다. 성인 남성이 앉아도 부족함 없는 무릎 공간과 헤드룸을 제공한다.

강력한 출력과 아쉬운 승차감



파워트레인은 기존과 같은 V6 3.0L 디젤이다. 최고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57.1kg·m를 발휘하며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해 L당 9.4km의 공인연비를 확보했다. 이전과 비교하면 출력은 같지만, 엄격해진 환경규제에 대응한 탓에 연비 수치가 소폭 하락했다.


[출처: 기아자동차]



시승회가 열리던 날엔 많은 비가 퍼부었다. 도로에는 미처 배수가 이루어지지 않은 탓에 많은 물이 고였지만, 몸무게가 2t이 넘는 모하비는 주저하지 않고 도로를 비집고 나갔다. 뒷바퀴굴림에 바탕한 AWD가 묵묵히 제 역할을 하는 덕분이다. 한편 보디 온 프레임 특유의 거친 승차감이 시승 내내 느껴졌다. 승차감에 민감한 운전자라면 구매에 앞서 시승해보기를 권한다. 한편 주행할 때는 가솔린 못지않게 조용하다. 흡음재와 차음재를 대거 적용한 덕분이다. 부분변경을 거치며 최신 ADAS 사양이 모두 적용됐다. 시속 100km로 달려도 차로 중앙을 정확히 유지하는 반자율주행 실력이 매우 인상 깊다. 기아자동차는 모하비에 차로이탈방지 및 조향보조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기존 유압식 스티어링 기구를 EPS(랙타입)로 설계 변경했다.


터레인 주행 모드

신형은 험로 주행을 지원하는 터레인 주행 모드를 탑재했다. 진흙길, 모랫길, 눈길에 각각 대응한다. 여기에 전자식 AWD가 결합해 험로 주파력을 더욱 높였다. 일반 주행모드는 컴포트, 에코, 스포츠를 마련했는데 스포츠 모드의 경우 예상보다 다이나믹한 주행 경험을 할 수 있다. 고성능 차와 흡사한 가상 배기음도 소소한 재미를 준다.



풀모델체인지에 가까운 디자인 변화와 상품성 개선은 정통 SUV를 기다렸던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보디 온 프레임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 넉넉한 출력에 바탕한 주행 능력은 확실히 장점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여전히 딱딱하고 불편한 승차감은 호불호가 나뉠 수 있겠다. 프레임 SUV와 모노코크 SUV의 주행 감성은 확연히 다르다. 도로 위를 지배하는 듯한 높직한 시야와 든든한 주행감은 확실히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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