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자동차 이야기 프렌치 프리미엄, 푸조 508GT
2019-08-28 2627

"독보적 스타일의

고효율 퍼포먼스 디젤 세단"


프랑스 차들은 고유의 감성이 녹아 있다. 다른 차와 구분되는 독특한 생김새, 성격, 분위기가 ‘아방가르드’한 멋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경향은 차가 커질수록 도드라진다. 소형차는 실용성을 최대한 고려한 탓에 여유를 부리기 어려운 반면, 큰 차는 아이덴티티를 강조할 공간과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이라면 크고 고급스러우며 웅장함을 강조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푸조 508은 동급에서 파격적인 패스트백 차체에 유려한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다. 푸조의 브랜드 방향을 함축한 플래그십 세단인 신형 508GT를 시승했다.


실용성 강조한 프리미엄 세단


낮고 긴 비율을 자랑한다


508은 그랜저급 준대형 세단 607과 쏘나타급 중형 세단 406을 통합한 후속 모델이다. 지난 2010년 1세대가 등장했고 작년에 2세대로 거듭났다. 2세대는 PSA(푸조-시트로엥)의 모듈러 플랫폼 EMP2에 기반한다. 1세대 대비 35mm 낮고 30mm 넓어진 게 특징. 여기에 프레임리스 도어를 적용해 쿠페 특유의 스포티함을 물씬 풍긴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얼굴은 무척이나 공격적으로 생겼다.



헤드램프에서 범퍼까지 수직으로 떨어지는 LED 주간주행등은 사자의 송곳니가 연상되며, 다르게 보면 사자가 전투 중 눈에 입은 흉터처럼도 보이기도 한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화려함을 더하기 위해 입체적인 크롬 패턴을 정교하게 마감해 플래그십다운 면모를 갖췄다. 뒷모습은 2세대 508의 하이라이트. 루프라인에서부터 트렁크리드까지 우아하게 내뺀 꽁무니가 시선을 잡아끈다. 리어램프는 블랙 패널을 바탕으로 사자의 발톱이 스친듯한 LED 제동등을 적용했다. 순차 점멸 방식의 시퀀스 턴 시그널 램프도 백미다.


독특한 감성이 스민 아이콕핏



2세대 3008부터 적용된 푸조의 인테리어 디자인 ‘아이콕핏’은 2세대 508에서 완성도의 정점을 찍었다. 아이콕핏은 LCD 계기판, 센터 모니터, 기어레버 등 운전자가 조작하는 여러 장치를 전투기 조종석처럼 집중 배치한 게 특징이다. 공조기, 내비게이션, 차량 관리를 통합한 센터모니터와 간결한 버튼이 사용하기에 어색할 수 있지만, 독특한 디자인의 기어레버, 토글스위치를 연상케 하는 버튼, 여전히 고집스런 육각형 스티어링 휠이 운전하고픈 욕구를 증가시킨다. 시승차는 2.0L 디젤을 탑재한 최상위 트림 ‘GT’인 만큼 나파 가죽과 퀼팅, 마사지 기능을 적용한 시트가 탑재됐으며, 곳곳을 장식한 우드 트림과 디테일한 바느질도 스몄다.


독특한 패턴의 가죽시트와 프레임리스 도어


개폐가 가능한 파노라마 선루프는 미적으로나 기능적으로나 탁월하다. 패스트백 차체로 인해 좁아진 헤드룸을 보완하는 개방감을 전달 하기 때문이다. 크기만 무려 가로 22인치, 세로 27인치에 달한다.


연비와 성능을 모두 거머쥔 디젤 파워트레인


최고출력 177마력의 2.0L 디젤


파워트레인은 2.0L 디젤과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40.8kg·m을 발휘한다. 연료 효율도 뛰어나다. 복합 연비 기준 13.3km/L(도심 12km/L, 고속 15.5km/L)를 확보했다. 수치만 봐도 알 수 있듯 높은 토크가 주는 순간 가속 성능은 일품이다. 페달을 밟자마자 앞으로 차가 튀어 나간다. 200마력에 미치지 못하지만 크게 부족하다는 느낌은 아니다. 오히려 호쾌한 가속력과 경쾌한 움직임을 내세워 주행의 진가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슬림한 LCD 계기판과 음색의 균형감이 돋보이는 포칼 오디오시스템


연비를 고려한 탓에 시속 100km 정속주행 시 엔진 회전수는 비교적 낮게 유지한다. 이 이상 속도를 붙여나가도 거뜬하게 항속 주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여기에는 8단 자동변속기가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덕분이다. 재빠르게 고단으로 기어비를 변경해 제 역할을 해낸다.



운전의 재미도 놓치지 않은 프렌치 프리미엄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변경하면 기어를 끝까지 붙잡고 늘어지며, 사운드 제너레이터가 스피커를 통해 가상의 배기음을 만들어 속도를 재촉한다. 실제 배기음이 아니라서 아쉬울 수 있지만, 마치 음악을 듣는 듯 부드러운 사운드는 단조로운 주행에 조미료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여기에 패들시프트를 통해 수동으로 운전하는 재미는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다.


패스트백이 주는 유려한 루프라인과 넓직한 트렁크 공간


코너링은 누가 뭐래도 푸조의 장기다. 콤팩트한 육각형 스티어링 휠을 채택한 이유도 코너에서 더 적극적으로 조작하기 위해서다. 아우토반 등 직선 위주의 도로가 많은 독일과 달리 프랑스는 좁고 구불거리는 도로가 많고 파리의 경우 교통량이 많아 재빠른 움직임이 필수다. 따라서 2세대 508에도 이런 도로 특성이 반영된 것이다. 코너에서는 기민하며 차체의 자세는 웬만해선 흐트러짐이 없다. 도로를 움켜쥐고 빠져나가는 기분만큼은 스포츠카에 견주어도 아쉽지 않다.



플래그십 세단이 아니더라도 ADAS는 더 이상 자랑이 아닌 필수다. 508 역시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차로유지보조 기능을 탑재했다. 고속도로 정체 구간에서 해당 기능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운전자가 있다면 선택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을 게 분명하다. 단 차로유지보조가 그렇게 능숙한 게 아니므로 차로이탈방지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2세대 508의 세련된 스타일은 누구에게나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줄 수 있을 테다. 여기에 조종이라는 말이 어울릴법한 인테리어와 주행의 재미는 숨은 경쟁력이다. 또한 첨단장비로 무장한 상품성은 역시 푸조 플래그십의 면모를 보여준다. 경쟁 차는 없다. 독보적 스타일의 고효율 퍼포먼스 수입 디젤 세단은 508GT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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