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카 시장에는 특별한 존재가 있습니다. 생김새는 일반 모델과 별반 다르지 않은데 성능은 아주 강력한 차죠. 바로 고성능 자동차입니다. 강력한 성능을 즐기면서 일상에서 편하게 타고 싶거나, 스포츠카의 튀는 외모가 부담스러운 사람에게 제격인 차종이죠. 일반 모델을 타고 싶지만 너무 흔해서 불만인 사람에게는 같은 차종이면서 희소성 높은 고성능 모델이 훌륭한 선택지입니다.
현대 아이오닉 5 N(출처: 현대차)
현대 아이오닉 5(출처: 현대차)
과거에는 고성능 모델이 마니아들의 전유물이었지만, 이제는 수요층이 넓어지면서 대중성도 높아졌습니다. 시장이 커지면서 독일 3사를 비롯해 고성능 모델을 판매하는 제조사들은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아예 새롭게 시장에 뛰어드는 브랜드도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도 새롭게 고성능 시장에 뛰어든 업체 중 하나죠. 2015년에 고성능 전문 N 브랜드를 론칭하고, 2017년에 첫 모델 i30 N을 선보였죠. 이후 i20, 벨로스터, 아반떼, 코나 등 여러 고성능 모델을 출시했습니다.
다양한 현대 N 모델(출처: 현대차)
고성능차 역사가 짧은데도 현대 N에 대한 평가는 좋은 편입니다. 최근에는 전기차 시장 확대에 맞춰 고성능 전기차인 아이오닉 5 N을 선보였습니다. 고성능 전기차 시장이 아직 본격적으로 활성화되지 않은 시기에 후발주자로서 파격적인 도전에 나선 거죠. 스포츠카가 거의 없는 국산차 시장에 새로운 고성능 모델이 등장해 거는 기대 또한 큽니다. 아이오닉 5 N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차별화된 고성능 특화 디자인
아이오닉 5 N은 역동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디자인 요소와 성능을 향상하는 다양한 사양을 적용해 한층 공격적인 감성을 강조합니다. 전면부는 냉각 성능을 높이는 N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 공력 성능을 강화하는 에어커튼과 에어 플랩, 검은색 N 전용 범퍼 커버, 범퍼 하단부를 낮게 가로지르는 립 스포일러 등 고성능 모델에 맞는 부품으로 일반 모델과 차별화합니다. 측면부 역시 고유한 디자인을 강조한 21인치 휠과 사이드 스트립으로 멋을 부렸습니다.
현대 아이오닉 5 N(출처: 현대차)
후면부는 일반 모델과 비교해 100mm 정도 길어진 N 전용 리어 스포일러, 에어 아웃렛, 리어 디퓨저를 적용해 공력 성능을 높였습니다. 리어 스포일러에 달린 N 전용 삼각형 보조제동등, 체커 플래그 그래픽을 적용한 리플렉터는 N 모델에서만 볼 수 있는 요소입니다.
현대 아이오닉 5 N(출처: 현대차)
2. 역동적인 운전을 고려한 실내
실내는 스티어링 휠, 시트, 도어스커프, 메탈 페달 등 N 브랜드 디자인 사양을 적용해 N 패밀리 룩을 실현했습니다. 특히 스티어링 휠은 주행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새롭게 디자인했죠.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주행 모드를 각각 설정할 수 있는 두 개의 N 버튼도 마련했습니다. 정강이와 무릎을 지지하는 패드와 슬라이딩 암레스트를 센터콘솔에 적용한 것도 트랙 주행을 고려한 보강이죠. 이 밖에도 N 라이트 버킷 시트, 신발과 닿는 면적을 극대화해 극한 주행 상황에서 발 미끄러짐을 최소화한 페달 등 고성능 모델에 맞는 배려가 돋보입니다.
현대 아이오닉 5 N(출처: 현대차)
3. 출력 650마력의 압도적인 고성능
앞뒤 전기모터의 합산 출력은 부스트 모드 기준 무려 650마력에 이릅니다. 토크도 78.5kg·m나 되죠. 이런 고성능을 바탕으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을 3.4초 만에 끝냅니다. 고성능 네바퀴굴림 시스템, 84.0kWh 고출력 배터리, 고성능 EV 특화 열관리 제어 시스템 등 다양한 고성능 전기차 N 전용 기술을 적용해 압도적인 주행 성능을 실현했습니다.
현대 아이오닉 5 N(출처: 현대차)
4. 모터스포츠 기반 기술로 구현한 코너링 성능
아이오닉 5 N은 차체 강성을 강화하고 모터스포츠 경험에 기반한 기술을 적용해 날카로운 코너링 성능을 구현했습니다. 좌우 바퀴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전자식 차동제한장치,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적용해 균형 잡힌 승차감과 우수한 핸들링 성능을 보여줍니다. WRC 랠리카에 적용하는 기능통합형 액슬을 앞뒤에 모두 적용한 점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빠른 조향 응답성이 특징인 랙 구동형 파워 스티어링, 고성능 전기차의 특성을 고려해 새로 개발한 피렐리 고성능 광폭 타이어도 민첩한 주행 성능에 기여합니다.
현대 아이오닉 5 N(출처: 현대차)
5. 트랙에서 재미를 키우는 다양한 특화 기능
N 페달 모드는 트랙 주행 상황에서 회생제동을 활용해 날카로운 코너링에 도움을 줍니다. N 드리프트 옵티마이저는 앞뒤 바퀴에 최적의 구동력을 배분해서 원활한 드리프트 주행을 가능하게 하죠. N 토크 디스트리뷰션은 앞뒤 바퀴의 구동력을 운전자가 직접 분배하는 기능입니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전륜, 후륜, 사륜구동 등 구동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주행 특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트랙 주행 시 1랩 당 배터리 소모량을 자동으로 표기해 주는 트랙 SOC 기능은 트랙 주행에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밖에 스프린트와 엔듀런스 모드로 구성된 N 레이스 기능을 적용해 주행 목적에 맞는 최적의 성능으로 트랙을 달릴 수 있습니다.
현대 아이오닉 5 N(출처: 현대차)
6. 운전의 재미를 높이는 가상 주행 사운드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는 한 차원 진화한 가상 사운드 시스템으로 고성능 전기차에 최적화된 가상 사운드를 만들어 냅니다. RPM, 속도, 토크 등 주행 정보에 기반해 10개의 스피커(내부 8개, 외부 2개)를 통해 실내와 외부에서 실감 나는 가상 사운드를 들을 수 있습니다. 사운드는 내연기관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이그니션 모드, 고성능 전기차용 사운드인 에볼루션 모드, 음속 돌파 시 발생하는 소닉 붐 사운드를 변속음에 구현한 슈퍼소닉 모드로 나뉩니다.
현대 아이오닉 5 N(출처: 현대차)
아이오닉 5 N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준중형 CUV 급에서 고성능 전기차는 아이오닉 5 N이 유일합니다. 시장 개척자라고 봐야 하죠. 굳이 준중형 CUV가 아니더라도, 타 브랜드의 고성능 브랜드에서 나오는 전기차는 많지 않습니다. 아이오닉 5 N이 굉장히 희소한 존재죠. 경쟁 모델이라 할 만한 차는 성능이 강한 일반 모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와 기아 EV6 GT가 그나마 급이 좀 맞습니다.
현대 아이오닉 5 N(출처: 현대차)
외부 디자인은 기본 모델 분위기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고성능 요소가 얼마나 차별화된 감성을 전달하느냐가 개성의 척도로 작용하죠. 모델 Y 퍼포먼스는 기본 휠 크기가 21인치로 커진 것 외에는 일반 모델과 차이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고성능 모델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업그레이드 패키지 수준이어서 일반 모델과 비슷해 보입니다. 기아에는 고성능 전용 브랜드가 있지 않고 GT 트림이 고성능 모델 역할을 합니다. 다만 GT 트림이 EV6에만 있죠. 21인치 휠, 네온 컬러 캘리퍼, 앞뒤 범퍼 수직 조형, 뒤범퍼 디퓨저 등 고성능을 구분하는 요소를 일부 적용했습니다. 아이오닉 5 N은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과 각종 공기역학 부품, N 전용 색상과 부품 등 여러 곳에서 차별화했습니다. 고성능차 느낌을 물씬 풍기죠.
현대 아이오닉 5 N, 기아 EV6 GT,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출처: 각 제조사)
실내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델 Y는 일반 모델과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EV6 GT는 스웨이드 스포츠 버킷 시트, D컷 스티어링 휠, GT 모드 버튼, 네온 색상 요소 정도가 다릅니다. 아이오닉 5 N은 스티어링 휠, 시트, 도어스커프, 메탈 페달 등 각종 N 브랜드 디자인 사양으로 N 패밀리룩을 실현했습니다. 아이오닉 브랜드를 상징하는 픽셀에서 진화한 체크 플래그 콘셉트도 눈여겨볼 부분이죠. 일반 모델과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EV6와 비교하면, 고성능을 추구하더라도 전용 브랜드가 하면 더 다르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현대 아이오닉 5 N, 기아 EV6 GT,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출처: 각 제조사)
고성능 모델에서 가장 관심 가는 부분은 아무래도 성능이죠. 출력은 아이오닉 5 N이 650마력으로 셋 중에서 가장 강합니다. EV6 GT는 585마력, 모델 Y 퍼포먼스는 456마력입니다. 가속력도 순서는 같습니다. 아이오닉 5 N이 3.4초로 가장 빠르고, EV6 GT가 3.5초로 뒤를 따릅니다. 국산차 중에 가속이 가장 빠른 차 타이틀이 EV6 GT에서 아이오닉 5 N으로 넘어왔습니다. 모델 Y 퍼포먼스는 3.7초입니다. 순위는 갈리지만 셋 다 3초 대의 준수한 가속 실력을 발휘하죠. 최고속도는 아이오닉 5 N과 EV6 GT가 260km/h, 모델 Y 퍼포먼스가 250km/h입니다.
현대 아이오닉 5 N, 기아 EV6 GT,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출처: 각 제조사)
고성능 모델은 성능 강화가 이뤄져서 아무래도 일반 모델보다는 가격이 비쌉니다. 아이오닉 5 N의 가격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EV6 GT와 기반이 같지만 성능이 앞서고 고성능 브랜드에서 나온 모델이어서 EV6 GT보다는 조금 비싸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EV6 GT의 시작 가격은 7,584만 원입니다. 모델 Y 퍼포먼스는 가격이 여러 차례 바뀌었는데 7,000~8,000만 원대에서 왔다 갔다 합니다. 현재 홈페이지에는 2024년 주문 가능 상태여서 가격이 나와 있지 않습니다. 셋 다 가격 차이는 있겠지만 대략 8,000만 원 전후에 가격이 형성된 점을 알 수 있습니다.
현대 아이오닉 5 N, 기아 EV6 GT,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출처: 각 제조사)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새로운 모델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제조사들이 보급을 늘리는 일반 전기차에 우선 집중하다 보니 고성능차는 아직 미개척 영역입니다. 거기에 국산 고성능 전기차가 당당하게 등장한 거죠. 국내 시장뿐 아니라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 파격적인 소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이오닉 5 N은 전기차 시대에 기존 시장의 틀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현대 아이오닉 5 N(출처: 현대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