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카의 선구자는 BMW입니다. BMW 아트카 프로젝트는 프랑스의 경매가이자 레이서인 에베폴랭이 처음 구상했습니다. 1975년 그의 친구인 알렉산더 칼더에게 BMW 3.0 CSL 레이스카에 그림을 그려달라고 요청하면서 시작되었죠. 알렉산더는 자신의 작품인 ‘모빌’을 형상화한 그래픽을 3.0 CSL 레이스카에 입혔습니다. BMW는 이를 계기로 세계의 저명한 예술가에게 자사의 자동차를 캔버스로 제공하게 됩니다.
미국 팝아트의 대가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은 1977년 320i 그룹5 레이스에 기반한 아트카를 선보였습니다. 그의 아트카는 만화책에서 볼 수 있는 ‘인쇄 도트’와 속도감을 표현한 그래픽이 한데 어우러져있습니다. 이 차는 프랑스 퐁피두 센터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앤디 워홀, M1 그룹4 레이스 버전(1979)
M1 그룹4 레이스 버전(1979) [출처: BMW]
직접 채색하는 앤디 워홀 [출처: BMW]
앤디 워홀(Andy Warhol)은 그가 만든 BMW M1 그룹4 레이싱 버전 아트 카를 '예술 이상'이라 불렀을 만큼 큰 애착을 갖고 있었습니다. 다른 예술가와 달리 작가가 직접 나서 채색을 하며 완성했
죠. 그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나는 자동차의 속도에 대한 화려한 묘사를 담아내고자 했으며, M1이 빠른 속도로 움직일 경우 모든 윤곽과 색상은 흐릿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작품’은 1979년 르망 레이스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켄 돈, M3 그룹A 레이스 버전(1989)
M3 그룹A 레이스 버전(1989) [출처: BMW]
M3 그룹A 레이스 버전(1989) [출처: BMW]
호주 태생 화가이자 디자이너인 켄 돈(Ken Done)은 강렬한 인상의 M3 그룹A 레이스 버전 아트카를 만듭니다. 앵무새의 화려한 움직임과 속도를 추상적으로 표현한 작품이죠. 그는 "둘 다 아름답고 환상적인 속도로 움직입니다. 나는 이것을 BMW 아트카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제니 홀저, V12 LMR(1999)
BMW V12 LMR(1999) [출처: BMW]
제니 홀저(Jenny Holzer)는 미국의 개념주의 작가입니다.그녀는 색상이나 조형적인 요소보다는 보이지 않는 아이디어와 제작 과정을 더 중요하게 바라보았으며, 언어, 사진, 물건 등 오브제를 이용한 작품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그녀는 V12 르망 레이스카 차체 위에 은은하게 빛나는 간결한 여섯 문장을 새겼습니다. 이는 텍스트로 대중과 소통하는 그녀의 전형적인 표현 방법입니다.
BMW M6 GT3(1977) [출처: BMW]
예술에 대한 욕망을 자동차에 반영하려는 노력은 현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7년 선보인 M6 GT3 아트카는 미술과 자동차 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오르는 중국을 다분히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
다. 이 차의 작가는 중국인 카오 페이인데요. 그녀는 아시아 문화에 기반한 신비주의와 종교적 색채를 증강현실을 통한 화려한 시각 효과로 풀어냈습니다.
BMW 아트카 프로젝트를 두고 예술의 상업화라는 비판도 있지만, 기업이 예술을 지원할 때는 대가를 바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재 BMW 아트카는 파리 루브르 박물관, 런던 로열 아카데미, 뉴욕 휘트니 현대미술관, 베니스 팔라조 그라시, 시드니 파워하우스, 뉴욕 구겐하임 등 세계 유명 미술관과 각종 전시에 전시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