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차)에 대한 (차)이를 만드는 (차)차차 차기자입니다.
카니발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산 RV입니다. 1998년 처음 등장해 22년째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죠. 최근에는 대형 SUV의 활약으로 예전 같은 인기를 보여주진 못하지만,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에서 카니발을 사용하면서 고급 이동수단으로 다시 조명받고 있습니다.
11인승 카니발 렌터카를 기사와 함께 대여하는 모빌리티 서비스 [출처: 타다]
카니발 등장 이전에는 원박스형 승합차가 지금의 미니밴 역할을 도맡아 했습니다. 대가족이 흔하던 1980년대에는 가족 이동에 꼭 필요한 존재로 큰 인기를 끌었죠.차체가 크지 않아 운전이 쉬웠으며 많은 사람이 탈 수 있어 실용성도 뛰어났습니다. 국내 원박스카의 역사는 1970년 말 현대가 1세대 포터를 기반으로 선보인 HD-1000 에서 시작되었지만, 본격적인 유행은 80년대 초 기아가 선보인 봉고 코치로부터 시작됐습니다.
기아 봉고(1981~1986)
1981년 기아 봉고 코치 [출처: 기아자동차]
2종보통 운전면허로 몰 수 있었던 9인승 봉고 나인 [출처: 기아자동차]
1981년 서슬퍼런 신군부 시절. 정부는 자동차 회사의 생산 차종을 제한하는 자동차산업 합리화 조치를 발효합니다. 중복 산업 투자 방지라는 명분에서 말이죠. 현대와 대우는 승용차만 생산하고, 기아는 5톤 미만 소형 상용차만 만들도록 했습니다.
기아 봉고의 바탕이 된 마쓰다 봉고 [출처: 마쓰다]
어쩔 수 없이 승용차 사업에서 손을 떼야 했던 기아는 마쓰다의 '봉고' 트럭과 승합차를 한국에 가져와 면허 생산하여 판매를 시작합니다. 이른바 기아 봉고 신화의 시작입니다. 롱보디 모델을 바탕으로 9인승,12인승 봉고 코치를 출시했는데 그 인기가 가히 폭발적이었습니다.봉고는 본격적인 승합차를 사기에는 부담스럽고, 승용차를 사자니 아쉬운 사람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죠. 위기 속 기아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차로 평가받습니다.
기아 베스타(1986~1995)
기아 베스타 6인승 밴[출처: 기아자동차]
기아 베스타 [출처: 기아자동차]
기아 베스타 중기형 [출처: 기아자동차]
승합차 시장에서 확고한 기반을 다지게 된 기아는 1986년 3월 봉고의 뒤를 이은 '베스타'를 내놓고 인기를 이어갑니다. 베스타는 '베스트(Best)'와 '에이스(Ace)'의 합성어입니다. 최고의 소형 승합차가 되겠다는 원대한 꿈을 이름에 담았죠.봉고는 소형 트럭에 기반한 탓에 뒷바퀴를 복륜으로 설계하는 등 여러모로 승차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베스타는 승객 중심의 설계를 지향하여 이러한 단점을 크게 개선합니다. 또한 국산 승합차로는 처음으로 사륜구동 시스템을 장착했습니다.
현대 그레이스(1986~2003)
1986년 현대 그레이스 [출처: 현대자동차]
1986년 현대 그레이스 [출처: 현대자동차]
현대 그레이스 중기형 [출처: 현대자동차]
봉고 돌풍에 깜짝 놀란 현대는 베스타가 출시된 같은 해에 그레이스를 내놓고 반격에 들어갔습니다. 미쓰비시의 3세대 델리카를 면허 생산한 것이며, 가격은 9인승 685만원,12인승 695만원이었습니다.큰 차체를 선호하는 국내 취향에 맞춰 오리지널 모델보다 더욱 길어진 게 특징입니다. 국산 승합차 최초로 4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하는 등 편의성도 돋보였습니다. 덕분에 그레이스는 봉고의 오랜아성을 단숨에 뒤흔드는 차종으로 급부상했습니다.
아시아 토픽(1987~2000)
아시아 토픽 [출처: 기아자동차]
아시아 토픽 [출처: 기아자동차]
한편 기아의 계열사였던 아시아자동차도 1987년 원박스형 승합차 시장에 뛰어듭니다. 베스타 차체를 더욱 늘려 15인승으로 개발한 형제차 ‘토픽’입니다. 토픽은 베스타의 앞모습과 뒷모습을 살짝 바꿔 다른 모델처럼 판매되었습니다. 주로 교회나 학원 등 여러 사람을 태워야 하는 기관에서 사랑을 받았지요. 결국 승합차 시장은 쌍용이 이스타나를 내놓은 1995년까지 기아 베스타, 현대 그레이스, 아시아 토픽 세 모델이 시장을 삼분합니다.
쌍용 이스타(1995~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