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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뉴스 포드 신형 레인저, 픽업 시장 상승세 이끌 기대주일까?
2023-02-03 21595

픽업은 비인기 차종이 맞을까요? 인기 차종과 비교하면 비인기 차종이 맞지만,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안 팔리는 차는 또 아닙니다. 2019년 국내 픽업 판매량은 4만여 대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2020년 3만9,000여 대, 2021년과 2022년에는 3만여 대를 기록했죠. 이 중에서 수입차는 2020년 이후 해마다 5천여 대 정도 팔리고 있습니다. 비인기 차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3만~4만 대는 꽤 의미 있는 숫자입니다. 최근 2년 동안 코로나와 부품 공급 문제 영향으로 조금 주춤하긴 했지만, 두 가지 요인이 해소되는 상황이라 판매 상승세를 회복할 가능성도 큽니다. 


포드 신형 레인저 (출처: 포드)


조금 다른 관점으로 따지면 국내 픽업 시장은 발전 속도가 느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내 최신 픽업 역사를 잠깐 살펴볼까요? 그동안 쌍용에서만 2002년 이후 ‘스포츠’ 수식어가 붙은 무쏘, 액티언, 코란도, 렉스턴으로 계보를 이어 가며 유일하게 픽업을 생산해왔습니다. 


2002년에 선보인 쌍용 무쏘 스포츠 (출처: 쌍용차)


닷지 다코다와 포드 익스플로러 스포츠 트랙도 잠깐 수입되었다가 사라졌습니다. 그러다가 2019년 쉐보레 콜로라도, 2020년 지프 글래디에이터, 2021년 포드 레인저가 출시되면서 픽업 시장이 확장되기 시작하고 경쟁 구도가 생겨났죠.


국내에서 잠깐 팔린 포드 익스플로러 스포츠 트랙(2007)


시장이 커지는 방법은 매력적인 신차가 계속 나오는 것입니다. 다행히 국내에도 픽업 트럭의 종류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죠. 올해에도 시에라 드날리와 포드 신형 레인저가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이번에 알아볼 차는 포드 레인저입니다. 2021년 4월 국내에 선보였는데 2년여 만에 신모델로 출시됩니다.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이전 세대(왼쪽)와 신형(오른쪽) 모델(출처: 포드)


신형 레인저는 4세대 모델입니다. 신형인 만큼 디자인의 변화가 눈에 띕니다. 포드의 글로벌 트럭 디자인에 기반해 내부와 외부에 변화를 줘서 브랜드의 정체성을 더욱 강화했죠. 특히 전면부에서는 ㄷ자처럼 생긴 C-클램프 헤드라이트가 눈에 들어옵니다. 커다란 그릴과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굵은 바가 조화를 이뤄 픽업답게 강인하고 다부진 인상을 진하게 풍깁니다. 후면부서에는 테일램프 그래픽을 좀 더 세련되게 다듬었습니다. 테일게이트 윗부분을 움푹 들어가게 디자인하고 그 안에 손잡이를 배치해 오염을 줄인 아이디어도 눈에 띕니다.


포드 신형 레인저(출처: 포드)


실내는 대시보드 가운데 세로로 길게 자리 잡은 12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이 가장 큰 변화로 다가옵니다. 실용적인 용도가 강한 픽업도 디스플레이 대형화 추세에 있어 예외는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죠. 인포테인먼트 운영 시스템은 포드의 최신 SYNC4가 들어갑니다. 이전 세대 모델과 비교해 고급성을 높인 실내 분위기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포드 이전 세대 레인저 실내(출처: 포드)


포드 신형 레인저 실내(출처: 포드)


레인저의 장점 중 하나는 일반 모델인 와일드트랙과 오프로드 특화 모델인 랩터로 나뉘는 점입니다. 가뜩이나 픽업 모델도 적은데, 한 모델 안에서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으니 구매자로서는 환영할 만하죠. 이전 세대 모델과 마찬가지로 신형도 국내에 두 가지 트림으로 나옵니다. 랩터는 오프로드 전용 서스펜션, 오프로드 특화 주행 모드,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 역동적인 주행 성능이 특징입니다. 


포드 신형 레인저 랩터(출처: 포드)


국내에서 팔리는 픽업은 레인저 외에 쌍용 렉스턴 스포츠, 쉐보레 콜로라도, 지프 글래디에이터가 있습니다. 크기로만 따지면 중형급으로 차급이 서로 비슷해서 외형상으로는 경쟁 구도를 이루죠. 가격은 레인저 신형이 6,350만~7,990만 원입니다. 이전의 5,070만~6,490만 원보다는 많이 올랐죠. 렉스턴 스포츠(칸 포함)는 2,594만~4,151만 원, 콜로라도는 4,050만~4,899만 원, 글래디에이터는 8,130만 원입니다. 가격 편차가 커서 경쟁 관계가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습니다. 가격보다는 선택지로서 경쟁 관계를 이룬다고 봐야죠.


포드 신형 레인저, 쉐보레 콜로라도,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 지프 글래디에이터(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출처: 각 제조사) 


글래디에터는 길이가 5,600mm로 가장 깁니다. 렉스턴 스포츠 칸 5,405mm, 콜로라도 5,395mm, 레인저 5,370mm 순입니다. 적재함 용량은 길이 순서와는 좀 달라서 렉스턴 스포츠 칸 1,262L, 콜로라도 1,170L, 글래디에이터 1,005L로 렉스턴이 가장 크죠. 레인저는 공식적으로 나온 수치는 없습니다. 적재 중량은 렉스턴 스포츠 칸 500kg(리프 스프링 버전은 700kg), 콜로라도 400kg, 글래디에이터 300kg 순이고 레인저는 미정(이전 세대 600kg)입니다. 최대 견인력은 레인저 3.5톤, 콜로라도 3.2톤, 렉스턴 스포츠 칸 3.0톤, 글래디에이터 2.7톤 순입니다.


포드 신형 레인저, 쉐보레 콜로라도,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 지프 글래디에이터(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출처: 각 제조사) 


와일드트랙과 랩터 모두 엔진은 2.0L 바이터보 디젤입니다. 엔진 최고출력은 205마력, 최대토크는 51.0kg·m이고, 10단 자동변속기와 조화를 이룹니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레인저와 마찬가지로 디젤 엔진을 사용합니다. 2.2L 202마력과 45.0kg·m이고 6단 자동변속기와 결합하죠. 콜로라도와 글래디에이터는 가솔린 V6 3.6L로 배기량과 실린더 수는 같습니다. 출력과 토크는 콜로라도가 312마력과 38.0kg·m, 글래디에이터가 284마력과 36.0kg·m로 콜로라도가 조금 앞섭니다. 변속기는 둘 다 8단 자동입니다. 복합 연비는 4WD 기준 렉스턴 칸 스포츠 10.2km/L, 레인저 10.1km/L, 콜로라도 7.9km/L, 글래디에이터 6.5km/L 순입니다. 


쉐보레 신형 콜로라도(출처: 쉐보레)


국내에 아직 들어오지 않은 신형 콜로라도도 관심 차종입니다. 신형 콜로라도는 지난해 여름 공개되고 올해 상반기에 미국 시장에서 판매에 들어갑니다. 국산 픽업 한 종만 팔리던 국내 시장에 현재 콜로라도 모델이 변화를 일으켰던 터라 신형 모델에 거는 기대도 큽니다. 레인저와는 근접한 경쟁 상대이기도 하죠. 9년 만에 완전 변경을 거쳐 나온 신형 콜로라도는 쉐보레의 최신 디자인 언어를 반영해 대담하게 바뀐 스타일이 눈에 띕니다. 새로운 플랫폼을 사용해 길이(5,410mm)와 휠베이스(3,339mm)도 늘어나고 최대견인력도 3.5톤으로 커지는 등 전반적으로 제원과 성능이 향상되었죠. 엔진은 4기통 2.7L 가솔린이고 237~310마력 범위에서 3개 트림으로 나뉩니다. 실내 또한 8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1.3인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로 최신 분위기를 살렸습니다. 국내 판매 시기는 미정이지만, 출시 된다면 레인저와 신형 대 신형으로 경쟁하며 시너지 효과를 높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쉐보레 신형 콜로라도(출처: 쉐보레)


국내 판매 중인 픽업이 4종을 비교해봤습니다. 선택의 폭은 넓지 않지만 모델별로 특성이 달라서 성격은 갈립니다. 구매 예산은 얼마인지, 짐을 얼마나 많이 싣고 다니는지, 주행 거리에 따른 연비를 얼마나 따지는지, 힘을 중시하는 지 등 다양한 조건을 따져보면 자기에게 맞는 픽업을 고를 수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무거운 장비를 견인하고 장거리를 달리는 일이 많다면 견인력이 크고 연비가 높은 레인저가 유리하겠죠.    


포드 신형 레인저(출처: 포드)


비인기 차종인 픽업도 모델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시장이 조금씩 커지고 있습니다. 코로나와 부품 공급 문제가 점차 해소되는 상황도 픽업의 판매 상승세 회복을 기대할 만한 요소입니다. 레인저 신형처럼 신모델 투입도 시장 확대에 영향을 미치겠죠. 비인기 차종이라고 해서 영원히 비인기 차종으로 남으라는 법은 없습니다. 국내에서 픽업이 비주류에서 탈출하는 날이 언젠가는 올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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