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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뉴스 포르쉐 911 다카르, 가장 느리지만 강한 오프로더 스포츠카
2022-12-21 8404

세계에는 수많은 형태의 다양한 자동차가 있지만 때로는 쉽게 상상할 수 없는 특이한 모델도 있습니다. 왜건을 짐차로 여기는 우리나라에서는 고성능 왜건을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600마력이 넘는 엄청난 엔진을 얹은 짐차는 상상이 잘 안 되죠. 스페셜 모델이긴 하지만 고급차 브랜드에서 우리 돈으로 5천만 원이 넘는 경차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경차는 값싼 대중차라는 인식이 박혀 있기에 이처럼 비싼 경차는 낯설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고성능 왜건 아우디 RS6 [출처: 아우디]


SUV형 세단도 아주 특별한 차종입니다. 형태는 세단인데 차체를 SUV만큼 높인 차죠. 세단을 타고 오프로드 활동을 하려는 사람을 겨냥해서 2010년대 중반 볼보에서 잠깐 동안만 판매했습니다. S60 세단을 변형해서 만든 S60 크로스컨트리라는 모델이죠. 왜건에 SUV 감성을 살려 오프로드 모델로 변형하는 사례는 종종 있지만, SUV형 세단은 아주 희소한 사례로 꼽힙니다. 


볼보 S60 크로스컨트리 [출처: 볼보]


SUV형 세단보다 더 희소하고 이해하기 힘든 모델이 SUV형 스포츠카입니다. 2도어 스포츠카의 지상고를 높여서 험한 길도 척척 달리도록 개조한 모델이죠. 스포츠카는 지상고가 낮아서 일반도로를 달릴 때 방지턱도 조심해야 합니다. 타이어도 포장도로에서 접지력을 높이는 제품을 사용합니다. 이런 차로 험한 오프로드를 달린다니 상상이 안 되죠. 


포르쉐 911 다카르 [출처: 포르쉐]


SUV형 스포츠카의 주인공은 포르쉐 911 다카르입니다. 911의 지상고를 높이고, 오프로드용 타이어를 끼우고, 차체 곳곳에 단단한 보호대를 덧대서 험로에도 자유롭게 달릴 수 있습니다. 접근각이나 이탈각도 SUV 못지않다고 하죠. 오프로드용이라고 해서 도로용 스포츠카보다 못하거나 그러지는 않습니다. 카레라 4 GTS에 기반하고 GT3 부품을 갖다 써서 강력한 모델을 만들어냈습니다. 수평대향 6기통 트윈터보 엔진의 최고출력은 480마력이고 최대토크는 58.1kg·m입니다. 변속기는 8단 자동 PDK가 들어가고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4초 만에 주파하고 최고속도는 시속 240km에서 제한됩니다. 


포르쉐 911 다카르 [출처: 포르쉐]

포르쉐 911 다카르 [출처: 포르쉐]


오프로드용 모델답게 굴림방식은 네바퀴굴림입니다. 뒷차축 조향과 PDCC 액티브 롤 스태빌라이제이션 등 정교한 움직임과 안정성을 보장하는 기능도 갖췄습니다. 지상고는 일반 911보다 50mm 높고, 특별히 개발한 리프트 시스템이 달려서 지상고를 30mm 더 높일 수 있습니다. 리프트 시스템은 시속 150km로 달리는 중에도 작동합니다.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를 더하면 자갈, 진흙, 젖은 풀밭에서 유용한 랠리 모드와 모래 언덕과 바윗길도 공략할 수 있는 오프로드 모드도 쓸 수 있습니다. 무른 지면에서 출발을 돕는 랠리 론치 컨트롤 기능도 갖췄습니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보닛과 리어 스포일러는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들었습니다.  


포르쉐 911 다카르 [출처: 포르쉐]


911 다카르에 붙은 ‘다카르’는 의미심장한 단어입니다. ‘다카르 사막에서도 잘 달리는 차’ 정도로 해석하고 끝낼 단어가 아니죠. 1984년 파리-다카르 랠리에 참가한 포르쉐 911 모델에서 영감을 얻어 나온 모델이 911 다카르입니다. 당시 포르쉐 최초로 911에 네바퀴굴림을 적용해 우승했죠. 911을 이용해 만든 SUV형 스포츠카가 이미 40여 년 전에 나왔던 겁니다. 다카르 랠리 디자인 패키지를 적용하면 우승 당시 모델의 데칼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포르쉐 911 다카르 [출처: 포르쉐]

1984년 다카르 랠리에 출전해 우승한 포르쉐 911 [출처: 포르쉐]


다카르 랠리는 ‘죽음의 랠리’라고 합니다. 그만큼 험난하다는 뜻이죠. 1978년 시작되었고 파리에서 시작해 다카르 사막을 돌아오는 코스여서 ‘파리-다카르 랠리’라고 불렀습니다. 낮에는 섭씨 30~40도까지 올라가고 밤에는 영하로 떨어지는 사막과 산악 지대를 15일 이상 1만km 정도 달립니다. 길이 따로 있지 않은 오지에서 지도나 GPS를 이용해 달려야 하죠. 완주율도 낮고 지금까지 수십 명이 목숨을 잃는 등 험난한 랠리의 대명사로 통합니다. 내전과 테러 등 아프리카에서 안전 문제가 불거지면서 2008년부터는 남미로 옮겼고, 2020년부터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지만 여전히 다카르 랠리로 부릅니다. 그만큼 ‘다카르’라는 이름에 상징성이 크죠. 


포르쉐 911 다카르 개발 테스트 [출처: 포르쉐]

포르쉐 911 다카르 개발 테스트 [출처: 포르쉐]


911 다카르는 과거 우승에서 영감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랠리에 출전해도 될 만한 수준으로 개조한 모델입니다. 오프로드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50만km 테스트 주행을 거쳤고, 랠리 코스와 북유럽 눈밭, 사막의 모래 언덕을 달리며 조율했습니다.  다카르 랠리 출전용으로 나온 차는 아니지만 잠재력은 크다고 할 수 있죠. 


미니 컨트리맨 JCW 다카르 랠리카 [출처: 미니]

아우디 RS Q e-트론 다카르 랠리카 [출처: 아우디]


911처럼 납작한 스포츠카를 오프로드용 모델로 개조하는 사례는 흔치 않습니다. 그런데 스포츠카는 아니지만, 오프로드용 특화 모델을 뛰어 넘는 양산차 업체의 전문 다카르 랠리카는 종종 선보입니다. 미니는 자사 최초 SUV인 컨트리맨을 다카르 경주차로 개조해 2011년부터 다카르 랠리에 출전하고 있습니다. 아우디는 아예 RS Q e-트론이라는 전용 랠리카를 만들어서 2022년 대회부터 다카르 랠리에 투입했죠. RS Q e-트론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라는 점이 특별합니다. 이 밖에도 여러 자동차 업체가 개조차나 전용 랠리카를 투입해 다카르에 도전합니다. 내구성 강한 차로 인정 받을 기회를 활용하려는 목적이 크죠.  


포르쉐 911 다카르[출처: 포르쉐]


911 다카르 같은 차는 보통 한정판으로 나오기 마련이죠. 생산 대수는 2,500대로 한정됩니다. 딱 한 대만 나오는 원오프 모델이 아니어서 다행이죠. 가격은 22만3,450달러부터 시작합니다. 대략 2억9000만 원 정도죠. 국내 출시는 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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