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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이야기 현대적인 911의 시작을 알린 기념비적인 모델, 포르쉐 964
2022-10-31 8397

어느덧 8세대에 이른 포르쉐 911은 각 세대마다 특별한 매력을 자랑합니다. 

1963년에 첫 모델이 나온 이후 60년 가까이 진화를 거듭했기에 세대별로 풍기는 매력과 특징이 뚜렷하죠. 

오늘은 1988년부터 1994년까지 생산된 코드명 964의 3세대 911을 소개할까 합니다. 

1995년에 개봉한 영화 <나쁜 녀석들>에서 윌 스미스의 애마로 주목을 받았던 모델이기도 하죠. 


3세대 포르쉐 911(코드명 964) [출처: 포르쉐]


3세대 911은 2세대 911(G-모델)의 디자인을 계승하면서 현대적인 기술을 대거 적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고전적인 아름다움과 신식 기술의 결합이라 말할 수 있죠. 

그도 그럴 것이 네바퀴굴림 구동계, 가변형 리어 스포일러, 팁트로닉 자동변속기 등의 기술이 3세대 911부터 들아갔거든요. 

당시 포르쉐는 3세대 911의 부품 중 85%가 새로 개발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세대와 비슷해 보여도 변화의 폭이 상당했다는 것이죠. 

 

2세대 911 터보(위)와 3세대 911 터보 [출처: 포르쉐]


포르쉐는 “3세대 911은 911의 진화 과정을 보여주는 척도”라고 말합니다. 

여러 부분에서 개선이 이뤄졌거든요. 공기역학적인 부분이 대표적입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2세대 911과 비슷한 인상이지만 공기역학적으로는 한층 우수했거든요. 

앞뒤 디자인을 바꾸고 가변형 리어 스포일러를 더해 차체 뒷부분의 양력을 줄이고 다운포스는 키웠습니다. 


3세대 포르쉐 911 카레라 2 카브리오 [출처: 포르쉐]


네바퀴굴림 구동계의 도입도 중요한 변화 중 하나입니다. 

포르쉐는 959를 위해 설계한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911에 접목하면서 카레라 4 모델을 추가했습니다. 

전자식 유압 제어 시스템을 이용해 구동력을 앞 31%, 뒤 69%의 비율로 나눈 덕분에 뒷바퀴굴림의 성향은 일부 유지하면서 주행 시의 안정성도 높일 수 있었죠.


3세대 포르쉐 911 카레라 2 카브리오의 실내 [출처: 포르쉐] 


포르쉐가 ZF, 보쉬와 함께 개발한 팁트로닉 자동변속기도 이때 도입되었습니다. 

4단 자동변속기에 수동 모드를 더한 것이 특징이었죠. 주행 모드에서 변속 레버를 수동 모드로 밀고 앞뒤로 움직여 변속하는 방법은 지금과 같습니다. 

당시에는 단수가 4단밖에 없어 각 단의 기어비가 상당히 길었습니다.


3세대 911 터보 S [출처: 포르쉐]


포르쉐는 팁트로닉 자동변속기를 넣으면서 지능형 변속 프로그램도 도입했습니다. 

ECU를 통해 엔진회전수, 스로틀 위치, 횡가속도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운전자의 주행 스타일을 파악하고 5가지 변속 프로그램 중 하나를 사용하는 방식이었죠. 

스포츠카답게 코너링 중에 기어 변속을 막고 해당 단수를 유지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었습니다.


포르쉐 911 30주년 기념 모델 [출처: 포르쉐]


3세대 911은 다양한 엔진을 얹었습니다. 기본형인 카레라는 최고출력 250마력의 수평대향 6기통 3.6L 공랭식 엔진을 얹었습니다. 

라인업 최상위 모델인 911 터보는 전기형과 후기형의 엔진이 다릅니다. 전기형은 2세대 911의 3.3L 터보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320마력을 냈습니다. 

이를 개량해 1992년 출시한 911 터보 S는 최고출력 381마력을 냈죠. 

이후 1993년에는 최고출력 360마력의 신형 3.6L 터보 엔진이 등장했습니다. 차체만이 아닌 엔진도 꾸준히 업그레이드되었죠.


포르쉐 911 30주년 기념 모델 [출처: 포르쉐]


포르쉐 964에는 다양한 한정 모델이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모델은 911 출시 30주년 기념 모델인 ‘주빌리’입니다. 

911 터보의 차체에 카레라 4의 구동계를 사용해 만든 모델로 1993년에 단 911대만 생산했습니다. 

이 모델은 포르쉐가 이후 10년 주기로 911의 특별 모델을 만드는 시작점이 된 모델이기도 합니다.


3세대 911 스피드스터 [출처: 포르쉐]


3세대 911에는 포르쉐가 911의 한 세대를 마무리할 때 내놓는 특별 모델인 ‘스피드스터’도 있습니다. 

911 카레라 2 카브리올레의 윈드스크린을 짧게 바꾸고 더블 버블 커버를 장착한 모델이죠. 

주빌리와 마찬가지로 1993년에 출시하면서 930대를 생산했고, 터보 모델의 차체를 이용한 와이드 모델을 단 15대만 추가 생산했습니다. 

포르쉐 중에서 가장 희귀한 모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3세대 911을 2세대 911의 모습처럼 개조한 싱어 터보 스터디 [출처: 싱어]


3세대 911은 현재 리스토모드(Restomod)의 주요 모델이기도 합니다. 

리스토모드는 복원을 뜻하는 영단어 ‘리스토어(Restore)’와 개조를 뜻하는 영단어 ‘모디피케이션(Modification)’의 합성어입니다. 

오래된 자동차를 복원하는 동시에 현대식 개량 부품을 이용해 개조하는 것을 뜻하죠. 

해당 분야에서는 미국의 싱어(Singer)가 유명합니다. 3세대 911을 완전히 분해하고 디자인과 구동계를 모두 새것으로 바꾸는 회사죠. 


역대 911 터보의 모습 [출처: 포르쉐]


코드명 964의 3세대 911은 지금도 많은 이들이 명차로 꼽는 모델 중 하나입니다. 

클래식한 디자인과 새로운 기술을 아울렀던 덕분에 “현대적인 911의 시작점”으로 통하기도 하죠. 

이는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포르쉐의 철학이기도 합니다. 전통에 충실한 아름다운 디자인과 현대 기술의 정점을 담은 최신 기술의 조합이야말로 지금의 911이 추구하는 바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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