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기아 EV6의 고성능 모델인 GT가 출시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지난해 3월 31일 EV6 국내 사전예약 때 예고했던 고성능 모델을 1년 6개월 만에 내놓는 것이죠. 

사전예약 당시 기아가 밝힌 모델 별 예약 비율을 보면, 기본형인 스탠다드가 10.3%, 롱 레인지가 64.5%, GT-라인이 20.6%, 고성능 GT가 4.6%였습니다. 

GT의 경우 당장 나오지 않고 2022년에 나온다고 공지했음에도 작년에 계약을 하고 1년 이상을 기다린 것이죠.

기아 EV6 GT [출처: 기아]

EV6 GT는 무엇이 다를까요? 전반적인 디자인은 지난해에 판매를 시작한 GT-라인과 비슷하지만 세밀한 부분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통상 EV6의 디자인은 스탠다드/롱 레인지와 GT-라인이 좀 차이가 나는데요. 

스탠다드/롱 레인지가 앞 범퍼 하단에 블랙 하이그로시를 많이 쓴 반면 GT-라인은 범퍼에 차체 색상을 좀 더 넣고 와이드하게 디자인했습니다.

GT는 GT-라인의 디자인과 대체로 비슷하지만 앞 범퍼 양쪽의 가로줄 대신 세로줄 장식이 들어갑니다.

스탠다드/롱레인지, GT-라인, GT의 전면 디자인 비교 [출처: 기아]

옆모습에서도 휠 아치에 스탠다드/롱 레인지는 블랙 하이그로시를 넣은 반면 GT-라인은 차체 색상으로 통일했지요. 

휠 역시 스탠다는 19인치만 달리고, 롱 레인지는 19인치와 20인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GT-라인은 20인치 휠만 달리죠. 

GT는 기본적으로 GT-라인과 같은 옆모습에 휠 사이즈가 좀 더 큰 21인치 전용 휠과 미쉐린의 초고성능 타이어인 파일럿 스포츠 4S가 달립니다. 

그리고 브레이크 캘리퍼를 형광색으로 칠해 한눈에 봐도 고성능 모델임을 알 수 있게 했습니다.  

스탠다드/롱레인지, GT-라인, GT의 측면 디자인 비교 [출처: 기아]

뒷모습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범퍼 하단에 블랙 하이그로시를 많이 쓴 스탠다드/롱 레인지와 달리

GT-라인은 범퍼 아래쪽 번호판 자리와 범퍼 하단에 차체 색상을 넣었으며, 양쪽의 반사판과 가운데 후진등을 가로형으로 디자인했죠. 

GT의 뒷모습은 GT-라인과 범퍼 디자인은 비슷하지만 양쪽 반사판과 후진등을 세로형으로 디자인해 차별화했습니다. 

스탠다드/롱레인지, GT-라인, GT의 후면 디자인 비교 [출처: 기아]

실내의 기본적인 디자인은 스탠다드부터 GT까지 비슷합니다. 

하지만 GT-라인의 경우 D컷 스티어링 휠과 스웨이드 시트, 전용 지오닉 3D 패턴, 전용 도어트림 등으로 스포티함을 더 부각했죠. 

블랙과 그레이, 브라운 색상의 가죽시트를 선택할 수 있는 스탠다드/롱 레인지와 달리 

GT-라인은 스웨이드 시트 때문에 실내 색상이 블랙 한 가지로, 그나마 시트 테두리에 화이트 색상을 살짝 둘러 포인트를 줬습니다. 

스탠다드/롱레인지, GT-라인, GT의 실내 디자인 비교 [출처: 기아]

GT 역시 실내 분위기는 GT-라인과 거의 같지만 일반적인 시트 대신 버킷 시트가 들어갑니다. 

또한 스티어링 휠에는 제네시스 GV60 AWD 퍼포먼스처럼 순간적으로 가속 성능을 높이는 

부스트 버튼이 브레이크 캘리퍼 색상과 같은 형광색으로 들어갑니다. 버킷 시트의 파이핑 포인트로도 형광색을 넣어 통일감을 줬습니다.  

기아 EV6 GT의 실내 [출처: 기아]

EV6의 경우 배터리와 구동계 선택에 따라 최고출력이 달라집니다. 

스탠다드의 배터리 용량은 58.0kWh로 뒷바퀴굴림인 2WD 모델은 125㎾(170마력), 네바퀴굴림인 4WD 모델은 173㎾(235마력)의 힘을 냅니다. 

롱 레인지의 배터리 용량은 77.4kWh로 2WD 모델은 168㎾(229마력), 4WD 모델은 앞뒤 모터 합산 239㎾(325마력)의 힘을 냅니다. 

배터리와 구동계에 따라 누릴 수 있는 성능이 달라지는 것이죠. GT-라인의 배터리 용량과 최고출력은 롱 레인지 2WD, 4WD와 동일합니다.

기아 EV6 GT [출처: 기아]

EV6 GT는 4WD 모델만 있으며 앞뒤 모터 합산 430㎾(584마력)의 힘을 냅니다. 0→시속 100㎞ 가속 시간은 3.5초로 슈퍼카와 비슷한 수준이죠. 

EV6 공개 당시 맥라렌 570S, 페라리 캘리포니아 T, 람보르기니 우루스 등과 드래그레이스를 펼쳤던 영상 속의 주인공으로, 

출시와 동시에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상 가장 가속이 빠른 자동차에 오를 예정입니다. 

최고속도는 시속 260㎞에서 제한됩니다. 최고 2만1,000rpm까지 회전 가능한 고성능 모터와 완성도 높은 모터 제어기술을 결합했으며, 

21인치 고성능 타이어와 전자 제어 서스펜션, e-LSD, 모노블럭 브레이크 등 높아진 성능을 뒷받침할 장비도 잔뜩 넣었습니다.  

기아 EV6 GT [출처: 기아]

기아는 아직 EV6 GT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국내 기준은 미정이지만 해외에서 WLTP 기준으로는 423㎞를 인정받았죠. 

참고로 20인치 타이어와 4WD를 장착한 EV6 GT-라인의 WLTP 기준 주행거리는 484㎞입니다. 

이 모델의 국내 인증 주행거리가 복합 403km(도심 446km, 고속도로 351km)임을 감안하면 EV6 GT의 주행거리는 300km대 후반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네요.  

참고로 EV6 중 가장 먼 거리를 달릴 수 있는 모델은 롱 레인지 2WD 19인치 타이어 빌트인 캠 미장착 모델로 주행거리가 복합 기준으로 475km입니다. 

GT는 고성능을 낼 수 있는 대신 줄어든 주행거리는 감수해야 할 듯합니다. 

기아 EV6 롱 레인지[출처: 기아]

마지막으로 가격을 살펴볼까요? EV6의 가격은 친환경차 세제혜택 후 기준으로 스탠다드 2WD 에어 트림이 4,730만원, 어스 트림이 5,155만원입니다. 

롱 레인지 2WD는 에어 트림이 5,120만원, 어스 트림이 5,595만원, GT-라인 트림이 5,680만원입니다. 모든 트림에 듀얼모터 4WD를 더할 수 있으며 추가 비용은 300만원입니다. 

GT-라인에 4WD를 비롯한 모든 옵션을 더하면 차 값이 6,330만원에 달하죠. 

하지만 EV6는 기본형인 에어 트림의 값이 5,500만원 미만이고 각종 평가항목 및 기준에 부합해 현재 모든 트림이 전기차 보조금 100%를 받을 수 있습니다. 

기아 EV6 GT-라인 [출처: 기아]

아직 기아는 공식적으로 EV6 GT의 가격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지난해 3월 사전예약 당시 GT-라인이 5,000만원대 후반, GT가 7,000만원대 초반으로 가격이 책정되었던 것을 감안하면 7,000만원 이상의 가격표가 매겨질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다른 EV6처럼 100%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는 못하고 50%의 보조금만 받을 전망이죠. 

수백만원의 보조금이 삭감되므로 일반 EV6와의 가격 차이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주행 성능에 큰 관심이 없다면 스탠다드나 롱 레인지 일반 모델을, 

좀 더 스포티한 주행을 즐기고 싶다면 롱 레인지에 듀얼 모터 4WD를 넣은 어스 트림이니 GT-라인이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기아 EV6 GT [출처: 기아]

하지만 고성능에 관심이 많다면 7,000만원대 초반의 GT도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584마력의 엄청난 출력과 4WD, 21인치 고성능 타이어, 전자 제어 서스펜션이나 e-LSD, 모노블럭 브레이크 등 각종 퍼포먼스 장비를 가득 넣은 차를 7,000만원대 초반의 가격으로 살 수 있기 때문이죠. 

아마 비슷한 성능을 내는 내연기관 스포츠카를 사려면 훨씬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할 겁니다. 

더욱이 50% 보조금이라 하더라도 수백만원은 될 테니 어쩌면 6,000만원대 후반의 값으로 이런 퍼포먼스를 누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EV6 GT가 불을 지필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 벌써부터 많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 주행거리는 복합, 가격은 친환경차 세제혜택 후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