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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이야기 1990년대를 풍미한 뉴 코란도! 토레스를 보면 이 차가 떠오른다?
2022-07-04 11588

쌍용차가 고군분투 끝에 내놓은 신차 토레스가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기 비결에는 과거 SUV의 명가였던 쌍용차의 이미지를 반영한 멋진 디자인도 한몫했을 겁니다. 

그래서일까요? 토레스를 볼 때면 멋진 디자인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뉴 코란도가 떠오릅니다. 


쌍용 뉴 코란도 [출처: 쌍용차]


쌍용차가 2000년대 로디우스(2004~2013)나 카이런(2005~2011), 액티언(2005~2011) 같은 

다소 호불호가 나뉘는 디자인의 차를 뚝심 있게 내놓았던 데에는 1990년대에 거둔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밑바탕에 있습니다. 

2000년대와 달리 1990년대에 나온 무쏘(1993~2005)나 이스타나(1995~2004), 

뉴 코란도(1996~2005), 체어맨(1997~2008) 등은 현대나 기아차 부럽지 않을 만큼 큰 성공을 거두었죠.  


1985년 6인승 코란도 [출처: 쌍용차]


1995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후 1996년 7월 국내에 출시된 

뉴 코란도는 사실 신진지프로부터 시작해 거화와 동아, 쌍용으로 이어진 각진 형태의 지프 후속 모델입니다. 

원래 이 모델은 미국에서 지프를 생산하던 AMC(American Motors Corporation)의 CJ 계열 지프를 들여온 것으로, 

한국에서 계속 자체적인 업그레이드를 했지만 섀시와 외형은 기본적으로 CJ 계열의 지프와 크게 다르지 않았죠. 

뉴 코란도는 구형 코란도, 줄여서 흔히 ‘구코’라고 부르는 모델의 후속 모델이었지만, 

둥근 헤드램프와 넓은 앞 펜더 등 나름 구코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디자인으로 각광을 받았습니다.


뉴 코란도 신차 발표회장의 모습 [출처: 쌍용차]


뉴 코란도는 무쏘가 출시된 1993년 코드명 KJ로 개발을 시작해 3년간 약 1,200억원의 투자 끝에 완성됐습니다. 

쌍용자동차가 동아자동차를 인수한 후 처음 내놓은 코란도 훼미리(1988~1996)는 사실 동아차 시절 개발을 시작했던 모델로, 

쌍용차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사실상의 첫 차는 무쏘였지요. 

뉴 코란도는 무쏘보다 작은 차체에 구형 코란도의 이미지를 잇는 모델이라 차명을 ‘뉴 코란도’라고 붙였다고 합니다.


현대 갤로퍼 롱보디(위)와 쌍용 무쏘 [출처: 현대차. 쌍용차]


쌍용차가 패밀리 SUV 성격의 무쏘에 이어 정통 4WD 모델인 코란도의 후속 모델인 

뉴 코란도를 내놓은 것은 강력한 경쟁상대를 염두에 둔 투트랙 전략의 일환이었습니다. 

나름 4WD의 명가로 이름을 떨쳤던 쌍용차인데, 1991년 갑자기 나온 현대 갤로퍼에 SUV 시장을 내주면서 자존심을 구겼기 때문이죠. 

당시 SUV를 만든 경험이 없었던 현대는 손쉬운 방법으로 미쓰비시의 구형 파제로를 들여와 갤로퍼로 판매하는 방법을 택했지만, 

쌍용차는 무쏘와 뉴 코란도를 모두 자체 개발해 갤로퍼 7~9인승 모델은 무쏘로, 갤로퍼 숏보디 모델은 뉴 코란도로 대적했습니다.



현대 갤로퍼 숏보디(위)와 쌍용 뉴 코란도 [출처: 현대차, 쌍용차]



지금은 일상을 함께할 차로 SUV를 고르지만, 당시의 SUV는 험로를 달리는 자동차라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프레임 보디, 강력한 디젤 엔진, 짧은 기어비 등 특징도 뚜렷했죠. 

현대 갤로퍼와 쌍용 무쏘를 비교햐면 미쓰비시의 파제로를 들여온 갤로퍼가 조금 더 승용차에 가까운 감각이었고, 

벤츠 엔진을 얹은 무쏘는 최고급 SUV로 포지션을 잡았습니다. 갤로퍼의 판매량은 약 31만대, 무쏘의 판매량은 약 26만대로 판매 실적은 갤로퍼가 조금 더 높습니다. 

두 모델의 경쟁이 SUV 시장 전체의 성장을 이끌었다 할 수 있죠.



쌍용 뉴 코란도 [출처: 쌍용차]


다만 파워트레인은 무쏘와 마찬가지로 당시 제휴선인 메르세데스-벤츠의 것을 사용했습니다. 

5기통 2.9L 디젤, 4기통 2.3L 디젤, 6기통 3.2L 가솔린, 4기통 2.3L 가솔린 등 모든 엔진과 트랜스미션을 벤츠 제품을 사용했죠. 

다만 이들 엔진과 미션은 당시 벤츠의 구형 제품이었는데, 쌍용차는 훗날 2.9L, 2.3L 디젤 엔진에 각각 터보차저를 추가했고, 

5단 수동변속기는 보그워너에서 현대위아제로, 4단 자동변속기는 메르세데스-벤츠에서 비트라제로 바꾸는 등 꾸준한 업그레이드를 단행했습니다. 


뉴 코란도 CT(위)와 뉴 코란도 밴(유스) [출처: 쌍용차]


뉴 코란도는 출시 당시 결코 가격이 싸지 않았는데요. 1996년 코란도 오토매틱의 가격은 2,035만원이었습니다. 

당시 쏘나타3 2.0 골드가 1,58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비싼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무쏘나 갤로퍼만큼의 인기는 얻지 못했습니다. 비싼 돈을 들여 SUV를 사는 김에 조금 더 돈을 들여 갤로퍼나 무쏘를 사는 것이 더 나은 선택지였으니까요. 

하지만 쌍용은 4WD 대신 2WD를 넣어 가격을 낮춘 코란도 CT(씨티)와 연간 자동차세가 2만8,500원에 불과한 2인승 밴 모델을 추가하는 등 모델의 가짓수를 늘려 꾸준히 시장을 넓혀 나갔습니다. 

특히 2인승 밴의 경우 철판을 글라스로 바꾼 글라스 밴도 나왔는데, 겉에서 볼 때 승용 모델과 큰 차이가 없었지요. 

이는 뉴 코란도가 젊은층의 인기를 얻는 비결이 됐습니다. 당시 SUV 중 가장 젊은 감각의 디자인을 자랑하면서 가격도 저렴해졌으니까요. 

덕분에 코란도 CT나 유스, 밴 등의 가지치기 모델은 대학생들이 선망하는 자동차 목록에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구형 코란도 소프트톱(위)과 뉴 코란도 소프트톱 [출처: 쌍용차]


뉴 코란도는 1996년부터 2005년까지 꽤 오랫동안 생산되었습니다. 

3도어 5인승 하드탑 모델이 기본이지만 뒷좌석 지붕을 열 수 있는 4인승 소프트톱 모델도 있었습니다. 

당시 국산 오픈카가 없던 시절 코란도 소프트톱 모델은 아시아 록스타 등과 함께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오픈카였던 셈이지요. 

물론 안전을 위해 뒤쪽에만 소프트톱을 달아 지붕 전체를 열 수 있었던 구형 코란도만큼의 개방감은 느낄 수 없었지만 

오픈 모델 자체가 귀한 한국에서 코란도 소프트톱은 나름의 마니아층을 형성했습니다.


1999년 BAJA 1000 랠리에서 달리는 뉴 코란도 랠리카 [출처: 쌍용차]


뉴 코란도의 길이×너비×높이는 4,260×1,855×1,840㎜, 휠베이스는 2,480㎜로, 

오프로드형 프레임 SUV답게 차체가 높고 휠베이스가 짧은 지프형 차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습니다. 

요즘 SUV의 기준으로 보면 휠베이스에 비해 차체가 높아 고속안정성은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프 랭글러가 그렇듯이 오프로드에서는 탁월한 성능을 보일 수 있죠. 

실제로 쌍용차는 뉴 코란도를 앞세워 1999년 11월 멕시코에서 열린 제32회 BAJA 1000 랠리에서 

양산 비개조차 부문에 출전해 포드, 이스즈 등을 제치고 우승하기도 했습니다.


뉴 코란도 단종 이후 생산된 타가즈 타거 [출처: 타가즈]


2005년 9월, 뉴 코란도는 24만8,508대 생산을 끝으로 단종되었습니다. 

도심형 스타일의 세련된 SUV들이 늘어나면서 프레임 보디에 정통 지프 스타일의 SUV를 찾는 시장이 줄어들었기 때문이죠. 

쌍용차는 체로키, 그랜드 체로키 등으로 모델을 다변화하면서도 정통 스타일의 랭글러를 남겨놓은 지프만큼 체력이 강하지 못했던 탓입니다. 

다만 뉴 코란도는 단종 이후 권리와 생산 설비가 러시아 자동차 제조사인 타가즈에 팔렸으며, 

타가즈는 2008년부터 타가즈 타거란 이름으로 뉴 코란도를 만들고 5도어 모델까지 출시하는 등 여러 시도를 했지만 2014년 파산했습니다. 


(시계 방향으로) 구형 코란도와 뉴 코란도, 코란도 C, 코란도 [출처: 쌍용차]


2005년 뉴 코란도의 단종 이후 액티언(2005)이 쌍용차 소형 SUV의 명맥을 이었고, 이후 코란도 C(2011)를 거쳐 지금도 코란도(2019~현재)를 판매 중입니다. 

다만 뉴 코란도 이후의 모델은 대부분 도심형 스타일을 추구한 소형~준중형 SUV로, 

사실상 코란도와 뉴 코란도로 이어진 오리지널 코란도와는 스타일과 성격, 그리고 추구하는 지향점이 전혀 다른 모델입니다. 

그저 마케팅을 위해, 또 ‘코란도’라는 이름이 아까워서 붙인 수준에 불과한 것이지요.


쌍용 토레스 [출처: 쌍용차]


그런데 최근에 나온 쌍용차 토레스는 회사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다들 고만고만한 스타일의 도심형 SUV가 판치는 요즘, 뉴 코란도의 이미지를 닮은 색다른 스타일은 토레스의 큰 무기가 되고 있습니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쌍용차는 과거 코란도와 뉴 코란도의 정통성을 이어받을 실질적인 후속 모델(KR10)의 개발과 출시를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화려하게 부활한 포드 브롱코(위)와 쌍용차가 개발 중인 KR10 [출처: 쌍용차]


그동안 수많은 모델 개발 계획이 있었지만 회사 사정이 어려워 출시까지 이어지지 못한 경우가 많았기에 KR10의 출시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지금의 토레스 열풍을 보면서 이번에는 제대로 된 코란도의 후속 모델 출시를 기대해 봅니다. 

꽤 오래전에 단종되었다가 최근 후속 모델이 출시되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포드 브롱코처럼, 

쌍용차도 제대로 된 코란도 후속 모델을 내놓는다면 아마 시장성은 충분히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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