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의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이 2022년 1월 영국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올해 9월 약 200대의 코란도 이모션을 유럽으로 실어 보낸 쌍용차는 애초 11월쯤 독일, 영국 등 유럽 지역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었죠.
계획보다 실제 출시가 미뤄졌지만 쌍용차가 거는 기대는 큽니다.
쌍용차가 유럽 시장에서 브랜드당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 규제를 맞추려면 순수 전기차가 꼭 필요하거든요.
코란도 이모션은 코란도를 바탕 삼아 만든 쌍용차의 첫 전기차입니다.
전기차답게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기존 코란도의 디자인을 다듬었어요.
대표적인 부분이 밀폐형 라디에이터 그릴입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죠. 내연기관차와 전혀 다른 분위기도 낼 수 있고요.
또한 경량화와 무게 중심 최적화를 위해 쌍용자동차 최초로 알루미늄 보닛을 달았습니다.
코란도 이모션에는 61.5kWh 용량의 배터리가 달립니다. 2WD 모델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상온 기준 307㎞, 저온 기준 252㎞입니다.
유럽에서 사용하는 WLTP 기준 적용 시에는 339㎞입니다. 국내 출시된 전기차들과 비교하면 르노 조에와 비슷하죠.
조에는 54.5kWh 배터리를 달았고, 1회 충전 주행거리는 환경부 기준으로 상온 309㎞, 저온 236㎞이며, WLTP 기준으로는 395㎞입니다.
최고속도는 코란도 이모션이 163㎞/h로 조에의 140㎞/h보다 높습니다.
코란도 이모션은 과연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요? 국내에 앞서 유럽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하기에 유럽의 동향을 살펴보았는데요.
유럽에서도 코란도 이모션이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은 탓에 아직 평가 기사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바탕이 된 내연기관 모델의 평가를 확인해 봐야겠죠.
영국의 자동차 잡지 <오토카>는 “코란도는 가장 역동적이거나 세련된 SUV는 아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유능하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단, 영국 내에서는 쌍용이 틈새시장 전문 브랜드라는 단서를 붙였죠.
쌍용차는 오랫동안 영국 시장 내에서 틈새시장 고객에게 어필해왔고, 코란도도 마찬가지라고 언급했죠.
편의 장비가 잘 갖춰져 있어서 쌍용이 목표로 삼고 있는 캐러밴이나 견인 트레일러 차주들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평을 내렸습니다.
캐러밴이나 견인 트레일러 차주 같은 틈새시장 고객에게 어필한다는 평가는, 실용적인 차를 원하는 고객들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캐러밴이나 레저 도구를 실은 견인 트레일러를 달면 빠르게 달릴 수 없죠.
따라서 고속에서 잘 달리는 차보다는 적당한 가격에 힘이 좋고 편안하게 탈 수 있는 차가 유리하죠.
편의 장비 또한 잘 갖춰져 있으면 더욱 좋을 겁니다.
영국의 자동차 잡지 <오토 익스프레스>의 평가도 비슷합니다. 쌍용 코란도의 장기 시승 후 5점 만점에 3.5점의 점수를 매겼어요.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차보다 실내 공간이 충분해 두 자녀를 둔 가족에게 좋다.
내부 품질은 생각보다 고급스럽지만 몇몇 부분에 저렴한 소재를 쓴 티가 났다.
최고 사양 모델은 다양한 장비로 가득 찼다. 합리적인 가격의 SUV다”라고 평했습니다.
영국 내 자동차 전문지의 평가를 보면 코란도의 내연기관 모델은 합리적인 가격, 넓은 실내, 다양한 편의장비의 3가지 구성을 통해 틈새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모양입니다.
코란도 이모션 또한 같은 전략을 사용한다면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겁니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있지만 비싸게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조금 더 저렴하고 합리적인 구성의 전기차를 찾을 겁니다.
특히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전기차가 르노 조에임을 감안할 때 조에보다 크고 편의 장비가 많은 점은 코란도 이모션의 장점이 될 수 있을 겁니다.
한편 쌍용차는 코란도 이모션의 국내 출시 시기를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미 1회 충전 주행거리(상온 309㎞, 저온 236㎞)와 국고보조금(768만원)은 확정되었지만
반도체 수급 문제와 연말 지자체 보조금 부족 등으로 생산과 출시 일정을 모두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쌍용의 첫 전기차 출시가 늦춰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전기차 시장의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지요.
현대차와 기아는 E-GMP 플랫폼을 이용한 신차를 올해에만 3대를 선보였으며, 기존 모델의 전동화 버전도 계속해서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모델은 상대적으로 긴 1회 충전 주행거리와 넓고 효율적인 공간을 자랑하기에 전용 플랫폼이 아닌 코란도 이모션이 정면 대결하기란 어렵습니다.
따라서 코란도 이모션이 국내에 출시된다면 유럽 시장과 마찬가지로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야 할 것입니다.
현대 코나 일렉트릭이나 기아 니로 EV가 그랬듯이 내연기관 모델의 전동화 모델도 가격만 매력적이라면 승산이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살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의 전기차 라인업에 쌍용차도 하루빨리 리스트를 올리기를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