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승기 볼보 S90 B5 인스크립션
2021-07-02 3472

기함은 한 회사의 모든 기술과 역량을 담은 모델을 뜻하지요.

 

자동차에 비유하면 커다란 덩치의 대형 세단이 먼저 떠오르지만, 중형 또는 준대형 세단을 기함으로 내세우는 브랜드도 있습니다. 


볼보는 S80부터 준대형 세단 정도의 크기에 다양한 기술과 편의 사양을 담아냈죠. 이는 후속 모델인 S90에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2.0L 엔진을 얹은 준대형 세단 크기의 기함이지만 볼보의 최신 기술과 고급스러움을 듬뿍 담고 있습니다.  




볼보 S90은 데뷔 6년 차 모델로 지난해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했습니다. 인상적인 부분은 페이스리프트 모델 개발 시 대한민국 시장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점입니다. 


S90의 세계 판매 성적을 보면 한국은 네 번째 시장이거든요. 많은 한국인들이 선택해준 만큼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담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국내에 수입되는 S90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전장을 125㎜ 더 늘린 롱 휠베이스 모델로 라인업을 통일했습니다. 눈에 띄는 화려한 장비도 더했죠. 


T8을 상징하는 크리스탈 기어노브를 인스크립션의 모든 트림에 확대 적용했습니다. 파노라마 같은 선루프도 달았죠. 그리고 마일드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얹은 B 라인업을 새로 도입했습니다.  




새로워진 볼보 S90의 외관은 이전 모델보다 더 화려합니다. 크롬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는데 이는 핵심 판매 시장인 중국의 취향을 고려한 부분으로 보입니다. 


중국 시장에서는 화려한 인상이 중요하지요. 전면부에서는 입체적인 모양으로 바뀐 볼보의 엠블럼과 길고 굵은 크롬 장식, 달라진 범퍼 모양이 눈에 띕니다.  




측면부는 한층 유려하게 뻗은 모습이지요. 롱 휠베이스 모델을 도입하면서 뒷문의 길이가 길어졌습니다. 후면부는 스포티하게 다듬었어요. 테일램프, 범퍼, 머플러 등을 손보면서 새로운 기능도 더했죠. 


테일램프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입체적인 그래픽과 다이내믹 턴 시그널을 새로 더해 시인성을 높였습니다.  




실내는 2016년에 선보인 모델과 기본적인 디자인과 구성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시대를 앞선 디자인과 고급 소재 덕분에 여전히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실내 곳곳을 감싸는 가죽이나 결을 잘 살린 알루미늄과 우드 트림 등은 보기에도 좋지만 손에 닿는 느낌도 정말 좋아요. 특히 바우어스&윌킨스 사운드 시스템의 소리는 기함에 걸맞은 최상급 사운드를 자랑합니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변화는 뒷좌석에서 더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 준대형 세단은 다양한 용도로 쓰입니다. 


운전자가 직접 모는 경우가 많지만 가족차나 의전용 차로도 쓰이기 때문에 뒷좌석 거주성이 중요하죠. S90은 휠베이스를 119㎜ 늘린 덕분에 뒷좌석 다리 공간이 충분합니다. 


또한 우측 VIP석에는 조수석 전동 조절 레버와 파노라마 선루프 및 뒷좌석 차양막을 여닫을 수 있는 버튼이 있습니다.  




볼보는 2019년을 기점으로 일반 내연기관 판매를 중단했어요. 그래서 S90은 마일드 하이브리드(B5, B6), 플러그인 하이브리드(T8)로만 팔리죠. 


D5 디젤 엔진은 단종됐습니다. 시승차인 B5 인스크립션은 마일드 하이브리드 방식입니다.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250마력, 최대토크 35.7㎏·m, 전기모터는 최고출력 14마력, 최대토크 4.1㎏·m의 힘을 냅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에 연비도 기존 모델보다 좋아졌어요. 도로 흐름에 맞춰 시속 80~100km 사이로 달릴 때 평균연비는 15㎞/L 후반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시내 구간에서의 평균연비는 8㎞/L대 후반을 넘기기 힘들었어요. S90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공인연비는 복합 11.3㎞/L, 도심 9.8㎞/L, 고속도로 13.7㎞/L입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에서는 전기모터가 엔진 시동을 걸 때와 출발할 때 개입합니다. 그래서 출발 과정에서 모터 소리가 살짝 들리죠. 


자극적인 힘을 뿜어내지는 않지만 꾸준하고 끈질기게 속도를 올립니다. 대체로 체감 성능은 3.0L급 자연흡기 엔진을 얹은 정도와 비슷해요. 


특히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승차감이 이전과 달라진 점은 인상적입니다.




기존의 S90은 스포츠 세단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경쾌한 반응을 자랑했습니다. 차체의 거동을 일부러 흐트러뜨려도 즉각 자세를 고쳐 잡고 가속할 수 있었거든요. 


어떤 상황에서도 믿고 달릴 수 있으니 스포티한 운전을 즐기는 운전자에게는 매우 좋은 부분이었지요. 독일차와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하는 볼보 특유의 감성과 견고함, 신뢰감이 일품이었습니다. 




그런데 롱 휠베이스 모델은 운전자를 위한 달리는 맛 대신 뒷좌석 승객을 위한 부드러운 승차감 구현에 초점을 맞춘 인상이었습니다. 승차감이 정말 부드럽고 좋았거든요. 


기존에는 운전 마니아를 위한 기함이었다면,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지금의 S90 롱 휠베이스 모델은 기함으로서 더 많은 고객에게 어필하기 위한 변화를 담아냈다고 생각됩니다. 


결과적으로 S90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이 체급 시장에서 한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요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선택지라 할 수 있습니다.

매거진 속 차량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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