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승기 지프 랭글러 오버랜드 파워톱
2021-03-03 6684

매일 자동차로 ‘빌딩 숲’을 지나다 보면 녹음이 우거진 진짜 숲을 달리고픈 욕망이 생깁니다


한껏 위로 올린 차고와 울룩불룩한 험로용 타이어를 달고 ‘우드득’거리며 자연을 즐기는 상상만 해도 즐거워지곤 하죠.


이런 상상을 할 때 흔히 떠올리는 차가 바로 지프입니다. 흔히 '찦차'로 불리는 지프는 미국 오프로더의 자존심이자 4x4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브랜드예요.


지프는 애초 험로를 달리는 군사용으로 설계된 차였다 [출처: 지프] 


지프는 랭글러왜고니어체로키 등으로 유명한 SUV 제작 회사입니다. 지프가 선보인 다양한 모델 중 랭글러가 특히 유명한데요. 


랭글러의 역사를 알기 전 지프라는 이름에 대해서 알아야 헷갈리지 않습니다. 지프는 애초 군사용으로 설계된 자동차였는데요.


지프란 이름은 다목적(General Purpose) 차량을 뜻하는 ‘GP’를 빠르게 발음하면서 생겼다는 설과 만화 <뽀빠이>에 등장하는 신비로운 생물 ‘유진 더 지프’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전쟁 이후 윌리스가 생산하던 지프는 AMC, 크라이슬러를 거쳐 현재는 피아트와 크라이슬러 등이 합병한 스텔란티스의 SUV 전문 브랜드로 이어지고 있어요. 


랭글러의 시초는 윌리스 MB라고 할 수 있다 [출처: 지프] 


다시 랭글러의 역사로 돌아오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용차로 활약한 윌리스 MB가 랭글러의 시초라 할 수 있습니다


표준형 군용 지프로 채택된 윌리스 MB는 전쟁 당시 민간용으로도 수요가 제법 있었어요


종전 후 남아 있던 군용 지프가 민간에 팔렸고 윌리스는 MB를 개량해 민간용 지프(Civilian Jeep)를 만들었습니다


윌리스 MB-CJ로 이어지는 지프의 역사는 랭글러 1세대(YJ)가 이으며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어요. 


전동으로 개폐되는 톱을 장착한 랭글러 오버랜드 파워톱


이번에 시승한 친구는 4세대 랭글러 파워톱 모델입니다. 2017년 데뷔한 4세대(JL)는 특유의 디자인 헤리티지를 유지하면서 실내를 실용적으로 손보고 효율적인 파워트레인을 추가한 점이 특징이에요. 


랭글러는 차체 일부 파츠를 탈부착할 수 있습니다. 차문이나 지붕 등을 떼어내면 자연과 더 가깝게 소통할 수 있어요.


하지만 탈부착을 혼자 하기엔 어려움이 따르고 특히 천장은 두 사람이 아니면 탈부착하기 힘듭니다. 


스카이 원터치 파워톱은 천장 탈부착에 대한 부담감을 없애준다


그러나 새로 추가된 ‘스카이 원터치 파워톱’은 천장 탈부착에 대한 부담감을 없애줍니다. 손가락 터치 한번이면 20초 만에 뒷자석 끝까지 지붕을 열어줘요.


매력적인 사람이 이성의 마음을 얻는 데 최소 몇 분이 필요하다면 랭글러 오버랜드 파워톱은 단 20초 만에 탑승자의 마음을 쏙 빼앗아버릴 수 있습니다. 


랭글러는 루비콘과 오버랜드 두 가지로 나뉘며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오버랜드다


랭글러 파워톱 모델은 루비콘과 오버랜드 두 가지입니다. 루비콘은 오프로드에, 오버랜드는 도심 주행에 집중한 모델이에요. 오버랜드가 생소하다면 과거 사하라 모델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오버랜드 파워톱으로 루비콘과 비교해 오프로드 성능은 조금 낮지만 어엿한 지프 가문 출신으로 다른 브랜드의 SUV와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오프로드 성능을 보여줘요


다만 다채로운 보디컬러를 제공하는 루비콘(11가지)과 달리 빨간색과 네 가지의 무채색 컬러만 제공하는 점은 조금 아쉽습니다. 


지프의 헤리티지를 간직한 외관 디자인

높이와 휠베이스를 제외하면 맥스크루즈와 크기가 비슷하지만 실제로 보면 존재감이 남다르다


랭글러 오버랜드 파워톱의 외관은 지프의 헤리티지를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동그란 헤드램프와 7개의 구멍이 뚫린 수직형 그릴, 사각형 테일램프, 툭 튀어나온 범퍼, 각진 차체 등 '찦차' 특유의 모습은 그대로예요. 


4세대로 넘어오면서 몸집은 더욱 커졌습니다. 길이 4,885mm, 너비 1,895mm, 높이 1,880mm, 휠베이스 3,010mm로 듬직한 크기를 보여줘요.


높이와 휠베이스를 제외하면 현대 맥스크루즈와 크기가 비슷한데 실제로 보면 존재감이 남다릅니다. 


3세대와 비교해 장족의 발전을 이룬 실내

변속 레버에 적용된 초기 지프의 형상 등 감성적인 부분도 잊지 않고 챙겼다 [출처: 직접 촬영] 


실내는 이전과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을 이뤘습니다. 거대한 디스플레이와 수많은 터치 기능, 수십 가지 색상의 무드등을 제공하는 타 브랜드와 비교하면 아직 부족하지만 랭글러이기에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에요.


또 엔진을 깨웠을 때 7인치 LCD클러스터에 보이는 초대 지프와 랭글러가 오버랩하는 모습이나 변속 레버에 적용된 초기 지프의 형상다양한 정보를 각기 다른 그래픽으로 제공하는 오프로드 페이지 등 이전 모델에서는 볼 수 없었던 감성적인 부분도 꼼꼼하게 챙겼습니다.


정통 오프로더를 추구하기에 내구성을 중시한 실내 소재를 사용했다


시트는 다소 딱딱합니다시트에 사용된 가죽도 요즘 쉽게 접할 수 있는 나파 가죽과 비교해 표면 처리가 거칠어요


아마 오프로더를 지향하는 랭글러의 특성상 편안한 착좌감보다 다양한 상황 속에서 헤지거나 찢어지는 현상을 막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시트는 딱딱하지만 직각에 가까운 A필러와 높은 시트 포지션평평하고 낮은 대시보드 덕분에 주행 시야는 탁월하죠. 


오프로더답게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물리 버튼을 적극 사용한다


센터페시아에는 여러 버튼과 다이얼이 몰려 있습니다. 터치와 다르게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편리했어요.


운전자가 장갑을 끼고도 쉽게 조작할 수 있어 오프로더를 배려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8.4인치 센터디스플레이는 U커넥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장착해 내비게이션이나 각종 멀티미디어 기능, 후방카메라, 스마트폰 커넥티비티 기능을 지원해요. 


전동으로 개폐되는 천장 덕분에 쉽고 편하게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다


전동으로 열리는 톱 덕분에 시원한 개방감을 편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랭글러나 글래디에이터는 톱을 수동으로 탈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전동으로 작동하는 캔버스톱은 불편함과 수고로움이 전혀 없어요


그저 20초만 기다리면 됩니다. 적재 공간은 기본 847L, 뒷자석을 접었을 경우 2,050L까지 확장돼 부족함을 느낄 수 없습니다. 차박이나 큰 물건을 싣기에 안성맞춤이죠.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낸다 


지프 랭글러는 다양한 트림만큼이나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에는 2.0L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만 선보이고 있어요.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합니다. 미국에 판매 중인 V6 3.6L 펜타스타 엔진(235마력, 35.9kg.m)과 비교해도 더 나은 성능을 보여줘요.


연료 효율은 복합 기준 9km/L(도심 8.3, 고속도로 10)로 뛰어나다고 할 순 없지만 2톤이 넘는 무게와 공기역학적으로 불리한 디자인을 고려하면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게다가 3세대와 비교하면 거의 2km/L 이상 증가했죠. 


생각 외로 가뿐한 주행 감각을 보이는 랭글러 오버랜드 파워톱


랭글러 오버랜드 파워톱의 주행 감각은 생각 이상으로 가뿐합니다. 엔진음만 보면 디젤처럼 느껴질 때 도 있지만 가속 페달을 밟으면 잽싸고 경쾌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요. 


8단 자동변속기도 특별하진 않지만 어느 하나 모난 곳 없이 묵묵히 맡은 임무를 다합니다. 또 개선된 서스펜션을 장착해 고속 주행 안정성이 크게 높아졌어요. 


3세대는 속도 상승에 따라 불안감이 느껴졌지만 4세대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한 차답게 조향감은 가볍고 스티어링 휠의 유격은 큰 편입니다. 고속 주행 시에도 꾸준하게 운전자의 손길이 필요하죠.


이러한 특성을 모르면 다소 이질감이 들고 차가 고장 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어요. 그러나 랭글러의 성격을 이해한다면 다른 차에서는 느끼기 힘든 독특한 맛을 즐길 수 있을 겁니다.


라이벌과 비교해 합리적인 가격과 다양한 매력으로 무장한 랭글러 오버랜드 파워톱


랭글러 오버랜드 파워톱은 오픈톱의 매력과 오프로더의 매력을 한데 엮은 차입니다. 둘 중 어느 하나를 포기하지 않아도 돼요.


메르세데스-벤츠 G바겐이나 랜드로버 디펜더와 비교하면 투박하고 불편합니다. 그러나 라이벌과 비교해 합리적인 가격과 20초 만에 지붕을 열어주는 기능은 랭글러만의 매력으로 다가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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