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건은 세단의 뒤쪽을 늘려 적재 공간이 좀 더 늘어난 승용차입니다.
나라별로 콤비, 스테이션 왜건, 에스테이트 등 여러 이름으로도 불리죠. 또 제조사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릅니다.
벤츠는 에스테이트나 슈팅브레이크(왜건보다는 지붕 라인이 패스트백에 가까움), BMW는 투어링, 푸조는 SW, 아우디는 아반트 등으로 다양하게 부르죠.
국내에서 왜건은 비인기 차종입니다. ‘해치백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해치백보다 더 인기가 없어요.
왜건은 장거리 주행이 많고 짐을 가득 실어 다니는 라이프스타일에 어울립니다. 그래서 대형 마트에서 대량으로 식료품 등을 구매하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인기가 많죠.
그러나 우리나라는 주변 가까이서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고 배달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어 미국이나 유럽만큼 왜건만의 큰 메리트는 없습니다.
또 적재 공간이 필요한 경우 왜건의 역할을 대체할 SUV나 미니밴 등 국내 소비자가 더 선호하는 차종이 있지요.
현대자동차는 여러 번 왜건 모델을 출시했습니다. 포니 왜건, 스텔라 왜건, 아반떼 투어링 등을 출시했지만 실패를 겪었죠.
가장 최근 모델인 i40는 지난 2011년 출시해 2019년 단종됐습니다. 국내에서 여러 번 아픔을 겪었던 현대차는 자사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통해 다시 한 번 도전을 시작했어요.
G70을 바탕으로 적재 공간을 늘린 왜건 모델이 유럽 알프스에서 포착됐습니다.
하얗게 눈 덮인 알프스산맥을 검은 위장막을 쓰고 테스트 중인 G70 왜건은 부분변경 모델을 바탕으로 합니다.
위장막으로 가리고 있어 자세한 디자인을 볼 순 없지만, 제네시스 특유의 두 줄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육각형 모양의 그릴을 확인할 수 있어요.
앞모습은 얼마 전 공개한 G70 부분변경과 GV70 이미지와 비슷합니다. 가림막 사이로 보이는 헤드램프와 그릴의 윤곽이 제네시스 가문임을 알려줘요.
이번에 알프스에서 포착된 제네시스가 특별하다는 것은 옆모습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적재 공간을 늘려 세단과는 다른 라인을 확인할 수 있죠.
위장막이 덮여 있어 뒤쪽 라인이 정확하진 않지만, 왜건 형태보다는 부드럽게 떨어지는 슈팅브레이크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합니다.
국내에서는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지만, 아직 고급 브랜드로서 입지가 부족한 해외 시장을 공략하려면 왜건의 실용성과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모두 갖춰야 하기 때문이죠.
휠 디자인도 기존 제네시스 모델에서 보여준 것과 다릅니다. 오각별을 형상화한 디자인의 휠은 6세대 그랜저 후기형에서 보여준 것과 비슷한 느낌이에요.
실제 양산되는 모델에 장착될지는 모르지만, 고급스러움과 스포티함을 적절히 섞어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뒷모습에서도 제네시스만의 디자인 언어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두 줄로 나뉜 리어램프는 위장막으로 가렸지만 제네시스임을 쉽게 알 수 있죠.
뒤 유리창 쪽을 보면 보조 브레이크등과 스포일러의 윤곽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세단과는 다르게 배기구는 한쪽에만 있고 트윈 팁을 사용해 스포티함을 더했어요.
G70 왜건의 실내는 이번에 찍히지 않았지만, 지난달에 공개된 G70 부분변경 모델의 실내를 통해 유추할 수 있습니다.
플로팅 타입의 센터 모니터와 송풍구 아래로 인포테인먼트 조작 버튼과 공조 버튼을 배치했어요.
타 브랜드들이 거대한 터치식 디스플레이로 물리적인 버튼을 대신하는 트렌드와는 다른 아날로그적인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현대차는 G70 부분변경 모델에 2.2L 디젤, 2.0L 가솔린 터보, 3.3L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을 얹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G70 왜건도 비슷한 파워트레인이 장착될 것으로 보여요.
해외 여러 자동차 매체는 G70 왜건의 파워트레인으로 2.2L 디젤, 2.5L와 3.3L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소 의아한 점은 G70 부분변경 모델이 신형 2.5L 가솔린 터보 엔진 대신 기존 2.0L 가솔린 터보를 선택한 것입니다.
스팅어 부분변경 모델에도 장착된 신형 엔진이 프리미엄 브랜드의 모델에는 장착되지 않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데요.
자세한 제원은 추후 공개될 예정으로 G70 엔진 라인업이 공개돼야 G70 왜건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거둔 왜건의 성적표를 봤을 때 제네시스가 G70 왜건을 국내에 출시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해외 전략형 모델로 유럽과 북미 시장 등을 공략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산 왜건은 프리미엄보다는 대중적인 모델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제네시스가 선보일 G70 왜건은 국내 첫 프리미엄 브랜드의 첫 프리미엄 왜건으로 지금까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몰라요.
아직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았지만 국산 프리미엄 왜건의 공식 출시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