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승기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GTS 그란스포츠
2018-11-28 4614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GTS 그란스포츠 [출처: 마세라티]

마세라티를 대표하는 고성능 스포츠 세단인 콰트로포르테는 1963년 데뷔한 이래 지금까지 판매되고 있는 마세라티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고성능 스포츠 세단이다. 마세라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가장 잘 보여주는 차이기도 하다. 남다른 존재감을 자랑하는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실내, 시대를 앞선 강력한 엔진 성능을 내세우며, 명실공히 가장 개성 있는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평을 받게 됐다. 5세대를 기점으로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지금 판매되고 있는 콰트로포르테는 6세대로 2013년 처음 공개된 이래 가장 급진적인 변화를 추구한 모델이다. 안팎으로 보여지는 디자인 변화는 물론 모기업인 FCA(Fiat & Chrysler Group)에 근간을 두고 있는 세분화된 엔진 라인업, 새롭게 추가된 사륜구동 방식과 디젤 엔진의 추가, 개인 기호에 따른 트림 세분화 등 굵직한 변화가 연식 변경,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다. 특히 상품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매년 이뤄지고 있다.

이 정도로 럭셔리 스포츠 세단 시장을 매우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차도 없을 것이다.



근육질의 디자인과 세련된 비례가 돋보이는 외관 [출처: 마세라티]

이번에 시승한 콰트로포르테 GTS 그란스포츠는 가장 최상위에 자리잡는 플래그십 모델이다. 마세라티 라인업을 통틀어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트림으로 5세대에 처음 추가됐다. 정식 모델명은 스포츠 GT S. 6세대로 변경되면서 트림명이 GTS로 바뀌었고, 2016년 중순 진행된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고급감을 중시한 그란루소와 스포티함을 중시한 그란스포츠로 트림이 한층 더 세분화됐다.
 
콰트로포르테 GTS는 생각 이상으로 차량 크기가 큰 편에 속한다. 전장, 전폭, 전고, 휠베이스가 각각 5,265mm, 1,950mm, 1,475mm, 3,170mm에 달하는 플래그십 세단 중에서도 롱 휠베이스에 필적하는 풍채를 자랑한다. 그런데 그 커다란 크기가 생각 외로 잘 느껴지지 않는다. 곳곳에 더해진 근육을 형상화한 디자인과 세련된 비례를 너무도 잘 녹여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디자인의 힘’인 셈이다.



덩치 큰 세단이 이렇게 매끈하게 보이는 건 디자인의 힘이다 [출처: 마세라티]

이렇게 큰 차의 공기저항계수가 0.28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변경된 전면부는 컨셉트카 알피에리의 모습 그대로다. 마세라티에 따르면, 상어의 코를 형상화했다고. 또한 과거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한 부분도 있다. 앞 펜더에 위치한 3개의 에어 인테이크, C필러에 위치한 마세라티 엠블럼이 대표적인 예다. 어느 곳 하나 허투루 디자인된 곳이 없다.
 
특히 GTS는 최상위에 자리잡는 플래그십인 만큼 가장 많은 디자인 차별화가 더해진다. 더 공격적인 형상의 앞뒤 범퍼, 고성능을 대변하는 강렬한 붉은색 브레이크 캘리퍼가 그란스포츠와 동일하게 적용되며, GTS에만 한정적으로 라디에이터 그릴의 수직 핀이 유광 블랙 컬러로 마무리되고, 21인치 티타노 알루미늄 휠, HDMI 단자와 비슷한 형상의 머플러 팁 등이 추가로 적용된다.



콰트로포르테 GTS 그란스포츠의 실내 [출처: 마세라티]


비스포크(주문 제작형) 자동차에 버금갈 정도로 고급스럽다 [출처: 마세라티]

실내는 3m가 넘는 휠베이스 영향을 받아 상당히 넓은 공간을 자랑하며, 실내 곳곳에 더해진 천연 가죽과 카본 파이버, 스웨이드는 고급스러움과 스포티함을 더욱 증폭시킨다. 시각적 만족감은 물론 손에 닿는 촉감 만족도 역시 상당히 높다. 실내에 적용된 고급 소재의 품질만 놓고 봐서는 경쟁 차종 중에서 가히 독보적인 수준이다.
 
그리고 공존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던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예상 외로 조화를 이룬다. 심플한 계기판과 그 사이에 자리잡은 TFT 디스플레이는 다른 마세라티와 완전히 동일하며, 간결한 구성이 돋보이는 센터페시아는 철저히 기능성을 강조한 모습이다. 실내 자체의 완성도와 상품성은 5세대에 비해 확연히 개선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다. 모그룹인 FCA와의 사양 공유가 이뤄지면서 크라이슬러 300C에서 일부 실내 사양을 넘겨 받았기 때문. 스티어링 휠 좌측에 위치한 엔진 시동 버튼이나 UI(User Interface)가 같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크라이슬러 300C에서 보던 것 그대로다. 흡사 상의부터 하의까지 명품으로 쫙 빼입고, 크록스를 신은 것처럼 느껴진다.



럭셔리 대형 세단임에도 성능은 마세라티 중 가장 강력하다 [출처: 마세라티]


530마력의 힘을 내는 V8 3.8L 트윈터보 엔진 [출처: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GTS의 파워트레인은 V8 3.8L 트윈터보 엔진과 8단 ZF 자동변속기로 구성된다. 최고출력 530마력/6,500~6,800rpm, 최대토크 66.3kg.m/2,000~4,000rpm을 자랑하며, 특히 GTS에만 한정적으로 오버부스트 기능이 적용되어 최대토크가 72.4kg.m/2,250~3,500rpm까지 향상되기도 한다. 가속 성능 역시 뛰어난데 0-100km/h 가속 4.7초, 최고속도 310km/h의 압도적인 성능을 발휘한다. 현재 마세라티 라인업 중에서 가장 뛰어난 성능을 낸다.
 
장거리 주행에 특화된 고성능 차, 그란 투리스모(그랜드 투어러의 이탈리아식 표현)답게 운전이 어렵거나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시종일관 강한 힘을 과시하기보다는 편안하고 여유로움을 주행하는 내내 느끼게 된다. 가속 페달의 조작 정도에 따라 천사와 악마가 공존하는 상황을 연출할 수도 있지만,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않게 된다. 시승 전만 하더라도 이 정도 성능을 갖춘 럭셔리 세단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 싶었는데, 직접 시승해보니 이런 차를 왜 타는지 알겠다.
 
운전이 편해진 데에는 스티어링 휠 조향 방식의 변경이 크게 작용한다. 초기형에 유압식이 적용되었으나 연식 변경을 기점으로 전동식으로 바뀌어 운전이 한층 편해졌다. 한때 고성능 자동차 시장에서 스티어링 휠의 조향 방식에 있어 전동식은 금기시되었다. 절대로 유압식의 묵직하면서도 노면 상태를 고스란히 전달하는 피드백을 느낄 수 없을 것이란 비판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효율을 높임과 동시에 능동형 안전 사양과의 연동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변화였다.



커다란 삼지창 로고가 돋보이는 프론트 그릴 [출처: 마세라티]


타이어와 휠만 봐도 고성능의 숨결이 느껴진다 [사진: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GTS의 배기음은 마세라티의 가장 남다른 특징이자 가장 돋보일 수 있는 부분이다. 단순히 소리의 크고 작음의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시동을 거는 순간, 엔진음이 주위에 맹렬히 존재감을 피력한다. 카랑카랑한 고음과 묵직한 저음이 정교하게 맞물리면서 단순한 배기음을 넘어서서 하나의 교향 음악을 듣는 듯한 황홀함에 빠지게 된다. 주행 모드 설정에 따른 배기음 차이가 큰데, 스포츠 모드에서는 ‘이 정도로 운전자만 즐겁게 다녀도 되나’ 싶을 정도로 짜릿함이 배가된다.
 
시대 변화에 걸맞게 능동형 안전 사양을 갖췄는데, 업계 평균 수준에 정확히 부합한다. 현재 판매되는 2018년형 기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전방 충돌 경고 및 긴급 제동, 차선 이탈 방지, 고속도로 주행 보조, 사각지대 경보, 후방 교차 경보, 교통 표지판 감지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이탈 방지가 꽤 적극적으로 작동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60~180km/h에서 작동되는데 사실상 전 영역대에서 작동된다고 볼 수 있다.
 
마세라티는 스포츠 세단 기블리와 SUV 르반떼를 선보인 이후 가장 큰 양적 성장을 이룩했다. 특히 올해 9월까지 한국에서 판매된 마세라티가 무려 1,285대에 달한다는 사실은 마세라티의 달라진 위상을 느끼게 만든다. 물론 지금의 상승세가 잠깐에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질적 성장 그리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세라티의 기함인 콰트로포르테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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