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메르세데스 벤츠]
프리미엄 메이커에서 고성능 모델을 꾸준히 선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판매 모델의 부가가치가 상승하고, 부가가치가 커질수록 마진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프리미엄 메이커의 ‘남다른 시도’가 성공할 경우 이는 곧 자동차 회사의 수익성과 곧장 연결된다는 이야기다. 과거 AMG는 단순히 모델 라인업의 최상위에 자리잡는 고급스럽고 뛰어난 성능을 갖춘 특별한 차 정도로만 여겨졌다. 그러나 2014년부터 메르세데스 AMG란 이름으로 별도의 디비전으로 분류되면서 다양한 모델이 더해졌고, 지금은 명실공히 프리미엄 고성능 자동차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게 됐다. 메르세데스 AMG에서 선보인 두 번째 독립 차종, AMG GT는 나날이 높아지는 고성능 프리미엄 브랜드의 위상을 여실히 증명하는 차다. 과분하리만치 뛰어난 성능과 스포츠카와 데일리카를 넘나드는 범용성, 다양한 모델 라인업 분류 등을 통해 고성능 프리미엄 스포츠카의 기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시승차는 2018년형 AMG GT S로 연식 변경 이후 디자인이 살짝 바뀌었고, 엔진 성능도 향상됐다.
[사진 출처: 메르세데스 벤츠]
자꾸만 훔쳐보고 싶게 만드는 멋진 외관 [사진 출처: 메르세데스 벤츠]
2018 AMG GT S의 외관은 전반적으로 날렵하면서 다부진 굴곡이 돋보인다. 소위 살펴보는 즐거움이 상당히 큰 차다. 제일 먼저 2018년형에 적용된 15개의 수직형 패턴이 더해진 AMG 파나메리카나 그릴이 눈에 띈다. 이는 모터스포츠의 DNA를 엿볼 수 있는 디테일이며, 이제는 메르세데스 AMG를 나타내는 패밀리룩으로 자리 잡았다. 흡기구와 범퍼 디자인 역시 한층 더 유려하고 공격적인 형상으로 다듬어졌다. 그리고 LED 리어램프는 형상은 같지만 순차적으로 점등되는 다이나믹 턴 시그널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믿기 힘들겠지만, AMG GT는 출시 4년차에 접어드는 제법 연식이 있는 차다. 그랬기에 어느 정도의 디자인 변화는 필요했을 것이다. 작지만 큰 변화를 더해 초기형과는 완전히 다른 차로 재탄생한 이유다. 대외적으로는 연식 변경이라고 하지만, 일부 매체에서는 이를 페이스리프트에 가까운 변화로 판단한다. 2018 AMG GT S를 실물로 접한 사람이라면, 망설임 없이 후자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사진 출처: 메르세데스 벤츠]

다양한 고급 소재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실내 [사진 출처: 메르세데스 벤츠]
실내는 과감한 디자인과 고급 소재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시각적인 만족감은 물론 촉감 역시 훌륭하다. 나파 가죽과 스웨이드, 알루미늄, 블랙 하이그로시 등으로 구성된 실내 소재 구성은 정말 다채롭다. 다양한 소재의 혼용은 자칫 실내를 복잡해 보이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다양한 소재가 이질감 없이 전체적으로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오랜 세월 동안 프리미엄 자동차를 만들어 오면서 축적된 메르세데스 벤츠의 내공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오디오와 공조장치를 조작하는 버튼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제하는 커맨드 터치 컨트롤러, 그리고 좌우에 주행 관련 버튼들을 엔진의 기통 수를 형상화한 V 형태로 배열했다. 특히 전작인 SLS AMG와 비해 버튼 수가 현저히 줄었는데, 이는 커맨드 터치 컨트롤러 덕분이다. 실내 버튼은 크고 조작감 역시 명확하다. 다만 너무 뒤쪽으로 치우친 기어 레버는 조작할 때마다 번거롭게 느껴진다.
[사진 출처: 메르세데스 벤츠]
[사진 출처: 메르세데스 벤츠]
2018 AMG GT S의 파워트레인은 V8 4.0리터 바이터보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로 구성된다. 구성 자체는 초기형과 같지만, 앞서 언급했듯 연식 변경이 이뤄지면서 엔진 성능이 향상됐다. 최고출력은 12마력 향상된 522마력, 최대토크는 1.9kg.m 향상된 68.2kg.m에 달한다. 수치상 성능 차이가 적지 않음에도 제원상 가속 성능 차이가 없는 것은 다소 의외다. 0-100km/h 가속 시간은 초기형과 동일한 3.8초이며, 최고속도는 318km/h로 같다. 물론 결코 얕볼 수 없는 성능을 갖춘 것만은 자명한 사실이며, 왠만한 경쟁 차종과 비교해서도 우위를 점한다. 엔진 시동을 걸자 마치 총을 쏜 것 같은 폭발적인 소리가 차 안팎에 울려 퍼진다. 달리고자 하는 욕구에 불을 지피는 수준을 넘어서서 기름을 끼얹는 것 같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몸의 긴장감 또한 자연스럽게 생긴다. 조화를 이루기 힘든 이 두 가지 양면성이 시동을 거는 것만으로도 양립한다. 그 이후부터는 정말 짐작한 대로다. 도로 위를 전쟁터로 만드는 소리와 끝과 끝을 쉼없이 휘젓는 계기판. 꿈속에서 드림카를 만나더라도 이렇게 재미있지는 않을 것 같다.
[사진 출처: 메르세데스 벤츠]

[사진 출처: 메르세데스 벤츠]
아주 낮고 철저히 뒤쪽에 위치한 엔진 위치와 낮게 깔린 차체는 섀시에 대한 강력한 믿음을 안겨준다. 솔직히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이 차를 접했다면, 이 차가 메르세데스 벤츠라는 사실을 망각하게 될 정도다. 그 정도로 운전하는 매순간 자동차를 운전하는 게 아닌 하나의 생명체를 다룬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무엇보다 이 차가 메르세데스 벤츠 배지가 붙은 차라는 사실이 가장 놀랍게 느껴진다. 이 역시도 전작인 SLS AMG와 명확히 구분되는 부분이다. 2018 AMG GT S는 운전하는 매 순간 정말이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출시된 지 제법 시간이 지났음에도 빠지는 곳 없이 멋진 디자인, 가속, 선회, 감속 등 모든 과정에 있어 훌륭하다 못해 운전자를 압도해 버리는 성능은 이 차를 ‘성역’의 영역으로 올린다. 특히 이 차를 운전하면서 느껴지는 기민함과 역동성은 그 어떤 차에서도 느낄 수 없는 이 차 고유의 것이다. 그럼에도 2018 AMG GT S가 영롱하게 빛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정말 ‘대체제’가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