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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대체 불가능한 매력 갖춘 토요타 시에나
2018-11-23 3828

몇 차례 개선을 거친 현행 시에나 [사진: 토요타]

오래 익을수록 맛과 유산균이 더해지는 김치처럼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매력적인 차가 있다. 토요타를 대표하는 미니밴 시에나가 그런 존재다. 현행 모델이 국내에 데뷔한 지 7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이를 상쇄할 만한 시에나만의 매력과 장점이 분명히 있다. 현행 시에나는 3세대 모델로 2009년 LA오토쇼에서 공식 데뷔했으며, 2010년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국내에는 2011년 처음 출시된 이래 4륜구동 모델 추가, 외관과 실내를 손본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 등 지속적인 상품성 개선이 이뤄져 왔다. 토요타 시에나는 올해 3월 기준 누적 국내 누적 판매대수 4,000대를 돌파할 정도로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미니밴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 덕분이다. 가족용 외에도 기업 업무용 및 의전용으로의 활용도가 넓어졌고, 유류비 절감과 인식 개선에 따른 가솔린 차를 찾는 수요가 증가한 영향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초기형 대비 날렵하고 세련되게 다듬어진 외관 [사진: 토요타]

현행 시에나의 외관은 토요타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인 ‘킨 룩’을 바탕으로 전반적인 생김새가 더 명확해졌다. 초기형에 비해서는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이 얇아졌으며,
단조로웠던 범퍼 형상도 날렵하게 바뀐 게 특징인데, 그 덕분에 이미지가 완전히 달라졌다. 현행 시에나의 외관에서는 단조로움이나 밋밋함을 찾아볼 수 없다. 단박에 끌리진 않는데 볼수록 관심이 가는 ‘볼매’에 가깝다. 특히 시에나의 크기에 대해 알게 되면 디자인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깨닫게 된다. 시에나의 전장, 전폭, 전고, 휠베이스가 각각 5,095mm, 1,985mm, 1,805mm, 3,030mm에 달하는 이름만 ‘미니’인 미니밴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대형 세단에 준하는 전장과 왠만한 오프로더 뺨치는 전고를 갖췄음에도 앞서 언급한 디자인의 날렵함과 세련미 덕분에 그렇게 둔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토요타의 기본기를 확인할 수 있는 실내 [사진: 토요타]

실내는 출시 이후 크게 바뀌진 않았다. 대시보드의 형상이나 그에 따른 구성은 다소 투박한 편이고, 실내 곳곳에 위치한 다이얼 및 버튼의 크기는 마치 글자 크기를 확대한 스마트폰을 보는 듯하다. 그래도 연식 변경 및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하면서 실내 소재에 고급감을 적절하게 더했다. 실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가죽은 질감이 좋고, 탑승자의 몸을 아주 편안하게 받쳐주는 시트나 적재적소에 자리잡은 각종 차량 조작 버튼 및 다이얼들은 토요타의 기본기와 차량 제조 철학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마감 품질이 떨어지는 일부 북미 생산차와 다르게 품질 역시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편안한 2열 시트는 시에나의 강점이다 [사진: 토요타]

사실 시에나 실내의 핵심은 좌우 독립식 시트에 발을 받쳐주는 풋 & 레그 서포트가 추가된 2열이다. 실제 시에나를 구매하는 고객들 중 상당수가 이 점에 크게 마음을 뺏겼다고 이야기하는 시에나의 큰 장점 중 하나. 미니밴에서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의 차원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현행 3세대 시에나에 처음 적용되었으며, 이는 지금까지도 호평을 받고 있는 시에나의 대표적인 편의장비이다. 60:40으로 분할되어 있는 3열 시트 역시 평균 이상의 편안함과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 이름만 7인승 미니밴이 아니라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몇 안 되는 7인승 미니밴이란 소리. 수납 공간은 미국에서 시판되는 미니밴에 걸맞게 1열, 2열, 3열 곳곳에 정말 다채롭게 갖춰져 있으며, 차량 크기에서 비롯된 넉넉한 실내공간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부드럽고 넉넉한 힘을 발휘하는 V6 3.5리터 가솔린 엔진 [사진: 토요타]

시에나의 파워트레인은 V6 3.5리터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로 구성된다. 실린더 내 연료 직접 분사, 간접 분사 방식을 모두 사용하는 D-4S가 더해지면서 성능이 대폭 향상됐다. 최고출력 301마력, 최대토크 36.5kg.m로 2,170kg인 공차중량을 이끌기엔 딱 적당한 성능이다. 이 조합은 2017년형부터 적용되고 있다. 실제로 시승해 보니 가속이나 변속에서 스트레스를 느낄 만한 부분이 전혀 없었다. 사실 운전할 때 시에나의 차량 크기를 가장 크게 실감하게 된다. 왠지 모를 긴장감이 밀려왔지만, 시승을 시작하자 그 감정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이 큰 덩치를 운전하는 과정이 허무하리만치 쉽다. 남녀 모두 다루기 쉽도록 조향감이 가벼운 스티어링 휠, 노면을 적당히 물 흐르듯 타고 넘는 편안한 서스펜션, 소음과 진동을 느끼기 힘든 뛰어난 NVH 성능 등은 시승 전 잠시 긴장감을 느꼈던 필자를 한없이 민망하게 만들었다.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달리는 시에나 [사진: 토요타]

그리고 능동형 안전장비인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가 적용되면서 운전의 스트레스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앞 차와의 차간 거리를 조절하며 가감속을 수행하는 다이나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시 이를 알려주는 차선 이탈 경고, 급작스러운 정지 상황에 대응하는 긴급 제동 보조, 사각지대의 물체를 감지해 알려주는 사각지대 감지, 후진 시 측면에서 차량이 다가올 경우 이를 알려주는 후측방 경고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각종 능동형 안전장비를 부족함 없이 챙겼다. 시에나는 정말 대체 불가능한 매력을 수도 없이 갖춘 차다. 토요타가 오랜 세월 추구해 온 기본기를 바탕으로 섬세하게 제작됐으며, 운전자에게 주어진 상황에 따라 가족, 회사, 물건 적재 등 다채로운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세월의 흐름에 따라 약화된 상품성을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다시 끌어올린 점 역시 시에나의 강점이다. 이성적인 판단을 했을 때에는 오래됐다는 이유로 배제해야 마땅하지만,
시승하면 올해 출시된 지 8년차라는 사실을 까마득히 잊게 만든다.

시승 시간이 누적될수록 빠져들게 되는 시에나의 매력은
5,640만원이라는 판매 가격마저 저렴해 보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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